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4.25 22:4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진보·평화·복지지향적 체제로 가는 것…이 상태로 길게 갈 수도"
"해방 후 100년 되는 2045년까지 새로운 미래형 복지국가 정립해보자"
"국회 3선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정치신인과 다름없는 상태"

뉴스웍스와 '인터넷언론인연대'는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서울의소리 스튜디오에서 18년 만에 국회로 재입성하게 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자와 인터뷰를 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와 '인터넷언론인연대'는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서울의소리 스튜디오에서 18년 만에 국회로 재입성하게 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자와 인터뷰를 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와 '인터넷언론인연대'는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서울의소리 스튜디오에서 18년 만에 국회로 재입성하게 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자를 만났다.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에서 15대에 이어 16대에 재선에 성공한 후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민석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패했다. 그 후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그는 최근 4·15총선에서 승리해 국회 복귀를 준비 중이다. 이런 까닭에 이날 김 당선자는 스스로 "국회 3선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정치신인과 다름없는 상태"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국회 복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김 당선자에게서 그가 꿈꾸는 정치에 대해 들어봤다. 

-현장 정치 복귀 소감은

"일단, 좋다. 그러나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국회와 떨어진 채 굉장히 오랜 시간 바깥에 있었다. 한편으로는 힘들었지만 오랫동안 밖에 있었다는 것이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왜 국회의석 3/5을 몰아줬다고 보나.

"이번 국회는 촛불국회이자 개혁국회다. 국민의 입장에선 촛불로 중앙정부가 탄생하고 지방정부도 탄생했는데 여전히 개혁이 지지부진하니까 이에 대해 확실하게 개혁하고 변화시키라는 주문으로 본다. 국민들은 지금의 상황을 일종의 전시국회이자 비상국회로 여기면서 미증유의 국가적 위기를 돌파해보라고 여당을 확실하게 밀어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촛불민심이 4·19혁명때의 민심과 같다고 해석해도 되겠나.

"그렇다고 볼 수 있겠다. 촛불국회, 개혁민심 그것이 기본이다. 더 상위의 거대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위기가 변화를 촉진한다고 하는데 우리사회의 민주화와 개혁뿐만 아니라 거대한 문명 거대한 변화가 압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 민주주의 급속한 진전, 거대한 '포스트 코로나19'를 포함하지만 더 클 수 있는 거대한 전환이 요구되는 것 같다. 촛불 개혁 시민사회의 성장이라든가 복지증진, 국제 사회의 연대와 진보적 가치를 고민해야 하는 노동의 문제도 같이 진행되고 있다"

-국회에 들어가면 무엇부터 할 것인가.

"선수로는 3선이지만 그동안 비워진 시간들이 많아서 사실상 초선이라고 볼 수 있다. 뭐든지 새롭게 익혀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국회에 들어가면 외통위에서 활동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요즘에는 일단 무(無)로 놓고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이런 저런 공부를 하다 보니 '코로라19'의 포스트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틀을 다시 정리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한국사회를 바꾼 것과 거기에서부터 비롯된 새로운 개혁과제와 국가개조의 과제를 빨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개인적으로든 우리 당내에서든 국회에서든 (내가) 먼저 하고 싶다. 그것이 정무위가 될지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다. 하나의 상임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자는 인터뷰 내내 시종 여유롭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자는 인터뷰 내내 시종 여유롭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사진=원성훈 기자)

- 여당 180석·야당 103석이면, 이제 포용 정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마음은 그렇게 가져야 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총선 1년 전 쯤 민주연구원장을 하면서 이른바 '중심정당론'을 생각했다. 해방 후 100년이 되는 2045년까지는 포용 국가를 새로운 미래형 복지국가를 정립해보자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굉장히 오만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연구를 했다. 한국사회가 촛불 이후에 큰 지형자체의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즉, 그동안의 보수 우위의 세계에서 지형과 바닥 자체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보진영의 4연속 승리는 전통적인 '여야 교대 집권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4연승이 이뤄진 점에서도 이 같은 관점은 유효하다고 보여진다. 정치 지형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사실상 '중심정당 체제'가 시작되는 것 같다. 조금 더 진보적이고 평화 지향적이고 복지지향적 체제로 간다는 것인데 이런 상태로 한 10년이나 20년 정도 갈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북유럽 같은 경우 10년이나 20년 혹은 그 이상의 집권을 통해서 복지국가를 완성한 경우가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평화로운 복지국가, 평화로운 포용국가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는 10년 혹은 20년 정도 투자해서 이런 식의 집권으로 가져갈 가치는 있다. 4연승까지는 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5연승, 6연승도 해낼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국난극복의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 잘해도 '견제심리'라는 것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한 절제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민석 당선자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만약 결혼을 하지 않고 선거를 치렀으면 도저히 선거를 못치뤘을 것 같다"며 선거승리의 공로를 배우자에게 돌렸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민석 당선자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만약 결혼을 하지 않고 선거를 치렀으면 도저히 선거를 못치뤘을 것 같다"며 선거승리의 공로를 배우자에게 돌렸다. (사진=원성훈 기자)

-결혼 이후, 무엇이 좋았나. 

"결과적으로 결혼을 하고나서 선거를 치렀는데, 만약 결혼을 하지 않고 선거를 치렀으면 도저히 선거를 못치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이번의 선거형태가 방역을 같이 하고 다니는 형태로 이뤄졌는데 이게 좋았다. 저의 우여곡절사를 저희 지역분들은 많이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제가 다시 결혼을 해서 그렇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훨씬 따뜻한 눈으로 보시는 거 같았다"

-선거 당일 저녁, 출구조사결과 지는 것으로 나왔다. 그 때 심경은.

"우리 캠프에서는 쉽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그 순간 캠프 사람들이 모두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됐다. 하지만 사실 나는 출구조사를 보고나서 '이제 이겼구나라고 생각했다. 저희 캠프 내에서는 말을 안했는데 선거기간 동안 당에서 여론조사를 2개 받고 상대 당에서 한 것도 내가 입수했다. 세 가지 모두 내가 10~15%를 이기는 결과였다. 개표 후반부로 가면서 영남의 결집되면서 저희 지역 내에서도 보수층의 결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 갈지는 잘 가늠이 안 됐다. JTBC 출구조사는 사전투표까지 감안한 모든 것을 출구 조사 하루 전날에 했다. 그걸 내가 직전에 들었는데 마지막 출구조사와 함께 종합해서 생각을 해보니 6~7% 정도 이기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도 그 정도 이겼다"

-마지막 한마디는.

"당선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정치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실망도 드렸다. 이번 일로 나에 대한 모든 이해와 양해 그리고 용서가 이뤄졌다고는 보지는 않는다.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 큰 틀에서는 국가나 세계문명의 전환기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미 있는 정치 큰 정치를 하도록 노력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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