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5.21 12:54

통계청 "1분기 소비지출 6% 감소…2003년 통계 작성이래 최대"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저소득층 고용 감소로 5분위 배율이 증가하면서 1분위(소득 하위 20%)와 5분위(상위 20%)간 소득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5만8000원으로 취업자 증가에 따른 근로소득 증가, 기초연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3.7% 늘었다. 소득항목별로는 근로(1.8%)·사업(2.2%)·이전소득(4.7%)이 모두 증가했다. 가계지출은 394만원으로 4.9% 감소했다.

분위별 소득을 살펴보면 1분위 소득은 보합세를 보였으나 다른 분위 소득은 증가했다. 1분위 소득은 149만8000원으로 1년 전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1분위 계층 비중이 높은 임시·일용직 등 취업자 감소로 인한 근로소득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

반면 5분위는 1115만8000원으로 6.3% 늘었다. 5분위는 대규모 사업장 취업자 증가, 고액 국민연금 수급 증가 등으로 근로·이전소득 및 비경상소득이 상승하면서 전체소득도 늘었다.

이외에도 2분기와 3분위, 4분위 소득은 317만원, 462만원, 634만2000원으로 각각 0.7%, 1.5%, 3.7% 증가했다.

이에 소득격차를 의미하는 5분위 배율은 5.41배로 전년동기 대비 0.23배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분위 근로소득이 감소하고 5분위 배율이 증가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고용감소가 분배상황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4월 들어서도 임시·일용직 중심 취업자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분배악화가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우려가 있다”며 “저소득·취약계층의 소득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고용·사회 안전망 강화방안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1분기 가계지출은 394만원으로 4.9% 감소했다. 소비지출은 287만8000원으로 6.0%, 비소비지출은 106만7000원으로 1.7% 각각 줄었다. 특히 소비지출이 6.0% 감소한 것은 2003년 통계 이래 최대 수준이다. 이 같은 소비지출 감소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류‧신발(-28.0%), 오락‧문화(-25.6%), 교육(-26.3%) 등이 대폭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가계수지를 살펴보면 1분기 처분가능소득은 429만1000원으로 5.1% 늘었다. 흑자액은 141만3000원으로 38.4% 증가했다. 평균소비성향은 67.1%로 7.9%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어 가계동향조사와 3차 추경의 주요 내용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2분기 이후에도 분배악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1분기 소득분배 악화의 주원인이 저소득층 고용감소로 분석되는 만큼 고용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강화하기로 했다.

또 위기 과정을 겪으면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는 전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그간의 고용안정 대책을 담은 3차 추경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확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소득여건 악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저소득층 보호를 위한 정책적 지원에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외에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한국판 뉴딜 등을 통해 조속한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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