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8.23 15:41

세브란스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 신규 환자 입원·외래 진료 예약 줄여

신촌 세브란스병원. (사진=세브란스 페이스북)
신촌 세브란스병원. (사진=세브란스 페이스북)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파업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시내 주요 대학병원 일부 진료과에서 "당분간 응급실로 오는 중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공지를 병원 내부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전임의 파업에 이어 26~28일 대한의사협회 총파업이 진행되면 각급 의료기관에서의 진료공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국면에서 결국 문재인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등 기본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의사들이 현업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세브란스병원 내과는 병원 내부에 '당분간 응급실로 오는 중환자는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공지를 했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전공의들이 응급실 및 중환자실 인력도 남기지 않고 결의하고 전원 철수한 데 따른 것이다.

병원 측에 의하면 내과 전공의들이 모든 업무에서 손을 떼면서 현재 임상강사, 교수 등이 기존 진료와 수술 외에 응급실 및 중환자실 근무까지 투입된 상태다. 병원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진료 공백이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처럼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상급 종합병원은 전공의 파업에 따라 신규 환자 입원과 외래 진료 예약을 줄이고, 급하지 않은 수술 일정을 조정하는 등 감축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 22일 3년차 레지던트에 이어 이날은 1년차와 2년차 레지던트까지 파업에 참여했다.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거의 대부분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의료 정책에 반발해 "원점에서부터 재논의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집단 휴진에 돌입할 조짐이다. 

당정 일각에는 '의사들 요구를 수용하면 정부 권위가 훼손되고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기여한 의료인들로부터 향후 협력을 이끌어내고 의료공백 확대에 따른 환자들의 불만을 줄이기위해 무리한 정책을 추진했던 정부가 양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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