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8.31 13:20

병원의사협, 1만여 회원에게 투쟁 독려 호소…2·3차 병원 동시 의료공백 가능성도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전공의와 전임의 파업에 이어 봉직의사들까지 집단행동에 동참할 의사를 밝혀 의사파업 사태가 일반병원에까지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31일 “정부는 필수의료 인력양성을 위해 정책을 추진한다면서도 오히려 이를 책임진 전공의와 전임의를 고발했다”며 “그들이 혼자가 아님을 알도록 봉직의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전국 봉직의들에게 전달했다.

병원의사협의회는 병원에서 급여를 받는 의사들인 봉직의들의 단체다. 교육을 책임지는 수련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의 닥터들이 참여하고 있다. 2000년 5월 창립해 현재 1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의협은 이날 호소문에서 “정부가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있으면서도 의사를 밥그릇 싸움하는 파렴치 집단으로 매도한다”며 “‘정책 철회’라는 한 마디면 파업도 종료되고, 국민이 위험에 빠지지 않는데도 정치적 이익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또 병의협은 “지금 의사들이 물러나면 더 이상 이 나라 의료의 미래는 없다”며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하나된 목소리와 하나된 의지로 뭉쳐 목표를 이룰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는 것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침묵했던 봉직의들의 투쟁 선언은 현 상황의 또 다른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는 동네의원급의 1차진료와 병원급의 2차진료, 대학 또는 종합병원급의 3차진료라는 3단계로 나뉘어져 의료기관들이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업은 대학병원급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주도해 3차진료기관에서만 의료공백이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차 진료기관인 일반병원급까지 집단행동에 참여할 경우엔 문제가 달라진다. 전문병원이나 지역병원을 다니던 환자들의 수술과 진료, 응급처치가 크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일반병원이 대학병원의 의료공백을 어느 정도 보완·지원해주기도 해 전국 2·3차 의료기관의 동반 파업이 가져올 의료시스템에 대한 충격은 자못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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