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2.10 12:19

"남성은 낙태죄에 대해 질문·의견도 가질 수 없다는 정의당 논평 이해 못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낙태죄 폐지를 놓고 정의당과 충돌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남성은 낙태죄에 대해서 질문이나 의견도 가질 수도 없다는 식의 정의당의 논평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성도 얼마든지 낙태죄 폐지에 찬성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반박했다.

김 의원과 정의당의 공방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관련 형법개정안 공청회가 발단이었다.

김 의원은 당시 공청회에서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게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알고 싶다", "20∼30대 남성이 낙태죄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이나 평가가 있나", "낙태죄 폐지가 청년 남성 주류의 시각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여성들의 삶을 짓밟은 어이없는 망언"이라며 김 의원을 저격하는 논평을 냈다.

이후 김 의원이 조 대변인에게 항의성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낙태죄 폐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게 정의당 측의 주장이다. 

이에 정의당은 김 의원의 항의를 '갑질'이라고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조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혹시 나로인해 우리 정당이 피해를 보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과 30대 여성 정치인이기에 갖는 무서움이었다"고 토로한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정의당이 다음날 논평에서 '30대 어린 여성 대변인'을 강조하는 것이 불편하다"며 "어쩌면 정의당과 대변인의 그 무서운 논리라면 '남성'인 자신은 불편함을 느껴서는 안 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 정의당의 정치가 이렇게 됐는지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이어 "정의당이 문제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는데도 모든 문제를 남녀 갈등의 시각에서 남자와 여자를 분열시키고, '남성 혐오'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정의당이 대화의 상대가 '여성의 어린 대변인'이라는 이런 이야기는 도대체 왜 하는 것인가. 이것은 정의당이 말하는 '정의'가 아니라 명백히 또 다른 유형의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에서는 30대 정치인을 어린 사람 취급하나 여성한테는 항의 전화 못하나 여성한테는 잘못을 못 따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면 안되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 의원이 우리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법제사법위원회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 전화를 했다"며 "브리핑 내용에 항의하는 방식이 매우 부적절했을 뿐 아니라 9분간 이어진 통화 내용은 집권 여당 국회의원이 맞는지 의심케 할 정도였다"고 공격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의도는 정의당의 대변인이 잘 모르고 잘못된 논평을 했다고 생각해서 오해를 풀고, 잘못된 논평에 대해서 사과받고, 바로잡으려 전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가진 정당에서 이런 논평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설마 정의당은 여성만이 낙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인가, 남성은 낙태죄에 대해서 여성과 함께 고민하고, 책임을 질 수 없나, 남성은 의견을 말하지도 못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남성도 공포감을 느낀다. 정의당의 논평이야 말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는 협박이고 갑질"이라며 "이 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어떤 논쟁도 이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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