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부동산 공급대책 성공하려면 '정부만 할 수 있다'는 오만부터 버려라
[취재노트] 부동산 공급대책 성공하려면 '정부만 할 수 있다'는 오만부터 버려라
  • 전현건 기자
  • 승인 2021.0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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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문재인 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지 2주가 지났다.

오는 2025년까지 서울에 32만 가구, 수도권 61만6000 가구, 지방 5대 광역시 22만 가구 등 총 83만6000 가구를 신규 공급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보유·양도세 등 세금 부담을 늘리고 대출 규제를 강화한 기존의 수요 억제 대책과는 다른 공급 정책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정부는 25번째 대책에 대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공급 쇼크'라고 자평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 뜨뜨미지근하다.

그동안 부동산 대책이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신뢰 상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내놓은 부동산 대책만 24차례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고 내성과 학습효과만 키웠다. 충격적 처방을 내놓아도 먹혀들지 않았다.

이번 대책에서는 용적률 상향을 통해 도심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에 대한 고밀 개발과 함께 '공공직접시행정비사업'에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조합원 과반이 동의하면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이들 사업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까지 제공한다.

대규모 주거단지를 공급할 만한 토지가 별로 없는 서울에서 공공주도의 재개발·재건축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사업 주도권을 넘겨야 하는 공공주도 개발 방식부터 개발이익 제한, 토지주, 세입자, 상인 간 이해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도심에서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이번에는 한 번 믿고 기다려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참여율을 25%로 잡았는데 앞선 8·4 대책에서 제시된 공공 재개발 참여율이 25%를 넘는다"며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 준공업지역은 참여율을 5~10% 정도로 계산했고 소규모 필지는 3%만 참여하는 것으로 봤다"고 주장했다.

대책의 핵심은 결국 주민 동의다. 공공 주도 개발이 토지수용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사업 후보지 주민들은 이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에 있던 조합을 해산하고 공공에 전권을 위임해야 하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은 반응이다.

초과이익환수제 면제, 2년 실거주 의무 제외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강남과 한강변 재건축 단지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기존 사업이 충분한데 굳이 공공을 끌어들여 고급 아파트 이미지를 훼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기자와 만난 흑석 2구역 A공인 중개사는 "원래부터 여기는 관심이 많고 비쌌던 곳"이라며 "실제 공공재개발을 안하겠다는 주민들도 상당수이며 공공임대를 좋게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 특히 "매수를 하려는 사람들도 이슈가 되니 찔러보는 것 뿐이지 좋은 위치와 한강 조망권을 가진 이곳에 대기업 건설사가 아닌 SH·LH가 좋은 아파트를 못 짓는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그 돈이면 다른 매물을 사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만이 모든 주택공급을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함'부터 버려야 한다. 대부분의 개발에 정부가 개입해 공공성 확보만을 위해 개발이익환수에 몰입한다면 민간의 참여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주택공급의 촉진 역시 걸림돌이 될 건 자명하다.

토지소유자 이익이 충분히 담보돼야만 민간참여가 촉진될 수 있다. 만약 공공이 개발이익환수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순간 이번 주택공급정책도 필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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