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7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1억원 넘게 오르며 평균 가격을 끌어올렸다. 전셋값도 올해 초 4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며 4억2000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31일 KB국민은행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5월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6억9652만원이다. 이는 지난달(6억8676만원)보다 976만원 오른 수치로, 해당 통계 발표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가다.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2016년 10월 4억471만원으로 처음 4억원을 돌파한 뒤 2018년 11월 5억124만원, 지난해 8월 5억8943만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폭이 가팔라져 이달 6억9652억원으로, 9개월 만에 1억709만원 넘게 상승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본격화한 서울 아파트값은 좀처럼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은 이달 역대 최고가인 11억2375만원으로 1년 전(9억1530만원)보다 2억원 넘게 올랐다.

경기와 인천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는 5억1987만원으로 1년 전보다 1억2770만원 올랐고, 인천은 2억8147만원으로 4235만원 상승했다.

강남권의 일부 초고가 아파트가격이 급등하면서 비강남권 집값 상승을 자극하고,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값이 서울 수준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서울 집값을 더 밀어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전셋값 상승세도 불안하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해 1월 처음 4억원을 돌파한 뒤 계속 올라 지난달 4억1698만원에서 이달 4억2044만원으로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2000만원 이상 오른 수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145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억2795만원 상승했다. 특히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이 5억115만원으로 5억원을 넘어섰고, 강남 지역(한강 이남 11개구)은 2월 7억원 돌파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이달 7억1415만원을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4437만원으로 1년 전보다 8223만원 올랐다. 인천은 1억913만원으로 같은 기간 2559만원 상승했다.

문제는 매매값이나 전세값 상승세가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는데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3㎡당 1억원 수준까지 오른 강남 아파트가 나온 것을 보면서 비강남 지역의 집값이 아직은 저렴하다고 느끼는 착시현상이 있고, 경기 인천의 일부 아파트값이 서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그래도 서울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있어 거래절벽에도 가격이 내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값도 마찬가지다.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다음달 1일부터 전월세 신고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이 투명해지고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월세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찌됐든 내 집이 없는 서민의 설움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