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1.06.09 16:40
(사진제공=토스)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국내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토스가 거머쥐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는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은행업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이다.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OTP 없이 스마트폰 앱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간편송금’을 통해 가입자 수를 크게 늘렸다. 

가입자 수 확보에는 퀴즈 마케팅이 큰 바탕이 됐다. 토스 행운퀴즈는 간단한 퀴즈를 맞추면 랜덤으로 100원 안팎의 보상을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전 국민에게 빠르게 퍼져 나갔다. 

간편송금으로 이름을 알린 토스가 다음 영역으로 지목한 것은 증권이다. ‘토스증권’은 올해 3월 15일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오픈하며 출범했다. 무엇보다 쉽고 편하게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복잡하고 딱딱한 기존 증권사의 MTS와 비교할 때 쉽고 예쁜 UI(유저인터페이스)를 가진 토스증권은 2030 새내기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또 하나의 성공비결은 ‘공짜 주식’ 마케팅이다. 출범 한 달여 뒤인 올해 4월부터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를 실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토스증권 앱을 통해 주식 계좌를 새로 만들면 국내 주식을 무작위로 1주씩 선물하는 이벤트로, ‘주린이(주식+어린이 합성어)’의 대거 유입을 이끌어 냈다. 

또한 이미 계좌를 개설했더라도 친구를 초대하면 공짜 주식을 1주 증정했다. 이런 파격적인 이벤트가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토스증권은 170만명이 넘는 고객을 단기간에 유치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큰 성공에 토스증권은 5월 ‘주식 선물 받기 시즌2’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70만명이 넘는 고객이 새로 가입하면서 토스증권의 신규 계좌 수는 300만개를 단숨에 돌파했다.

특히 토스증권이 선별한 대한전선 등 30개의 종목이 예상외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면서, “내가 고르고 고른 주식보다 토스가 준 공짜 주식 수익률이 더 높았다”라는 자조 섞인 후기가 여러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9일 출범을 결정지은 토스뱅크는 토스 영역확장의 결정판이다. 토스는 지난 2019년 2기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예비인가에 참여했으나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지난 2월 5일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하며 재도전에 나섰고, 9일 인가를 받으며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토스는 유관기관 연계 및 후속작업(3~4개월 소요) 등을 거쳐 9월부터 토스뱅크의 공식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간편송금부터 증권, 은행까지 영역을 확장한 토스는 이제 IPO(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을 겨냥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토스가 나스닥 등 해외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토스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7조원 수준에 달한다.

이미 금융 업계의 대격변은 시작됐다. 현재 은행 업계 시총 1위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아닌 불과 출범 5년차에 불과한 카카오뱅크다. 규모뿐일까. 카카오뱅크는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이 뽑은 ‘2021 좋은은행 순위’에서도 KB국민은행을 끌어내리고 종합순위 1위에 올라섰다.

금융 업계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목하는 이유다.

토스(toss)는 ‘던지다’라는 뜻의 영어단어다. 같은 뜻이지만, ‘드로우(throw)’보다는 더 가볍게 ‘툭’ 던지는 느낌을 의미한다. 가볍고, 쉬운 금융을 표방한 토스가 우리 금융의 변화를 ‘툭’ 앞당기는 게임체인저가 될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