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1.06.16 12:00
상하이협력기구 공식 엠블럼 (이미지=SOC 공식 페이스북 캡처)
상하이협력기구 공식 엠블럼 (이미지=SOC 공식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 전략은 서방 민주국가와 연대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연대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런 움직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가시화됐다. 이날 나토 30개국 정상들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며 중국 견제를 공식화했다.

이에 대항하는 성격을 갖는 거대 지역협의체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SCO·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가 그 주인공이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2001년 출범했다.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시작한 SCO는 2015년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입해 회원국이 8개국으로 증가했다. 이들 회원국은 전 세계 인구의 44%인 인구 31억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달한다. 핵보유국만도 4개국에 이른다.

그 외 준회원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벨라루스, 이란, 몽골 등 4개국, 대화 파트너로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캄보디아, 네팔, 터키, 스리랑카 등 6개국이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바레인, 카타르, 시리아 등도 가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CO는 지난 20년간 영토불가침, 국내문제 불간섭, 다자적 국제질서를 주창하면서 군사적 신뢰구축, 대테러 공조, 미국 및 NATO 확산 견제 등을 통해 자유국제질서에 대항하는 주요한 다자안보협력기구로 발전했다.

이런 SCO가 최근 중국의 주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등과 주도적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에 나서자 SCO를 앞세워 맞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16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SCO의 날' 행사를 열어 회원국 간 협력과 상생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SCO 회원국, 옵서버국의 중국 주재 사절들이 총출동해 중국의 대외적 위상을 과시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지난 20년간 SCO는 선린 우호 조약에 따라 이데올로기와 사회 제도, 발전의 차이를 뛰어넘어 상호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지지하며 외부의 간섭에 맞서 긴밀히 협조해왔다"며 “SCO 회원국들이 운명공동체, 협력 상생, 글로벌 안정을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회원국들이 뭉쳐 미국의 압력에 슬기롭게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상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SCO의 행보는 더욱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NATO의 확산에 대한 견제에 이해가 일치하는 만큼 SCO를 통해 한반도 등 유라시아에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해 나갈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NATO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로 인해 파생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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