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6.26 10:30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에 윤석열·최재형 가교 역할 맡길 듯... 정의당, 10월 대선 후보 선출

지난 16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1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에 참가한 차량들이 코스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슈퍼레이스)
지난 16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1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에 참가한 차량들이 코스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슈퍼레이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내년 3월 9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8개월 여 앞두고 여야는 본격적인 대선 모드에 돌입했다. 여야 모두 대선을 효율적으로 치르기 위해 '대선기획단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양상이다.

당헌당규상 대선 180일 전에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민주당이 국민의힘 보다 대선 준비에서는 조금 더 앞서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강훈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선(경선)기획단'을 구성했고 대선 경선을 관리할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에는 5선의 이상민 의원을 내정하고 당무위원회 인준만 남겨 두고 있는 상태다. 이상민 의원은 사실상 민주당 중앙선관위원장으로 확정 상태다.

민주당 중앙선관위는 그야말로 당내 선거관리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집행기구다. 후보자 등록신청공고·등록공고 등 등록 관련 업무를 비롯해 선거인명부 작성·관리 및 교부와 후보자 선거공보 등의 발송을 담당한다. 아울러 후보자의 연설·대담의 관리, 합동연설회 및 합동토론회의 개최·관리를 맡고 있고, 투표 및 개표 관리와 당선인의 결정 및 선포 그리고 선거부정의 적발과 제재는 물론이고 공천비리와 경선부정에 대한 형사고발 등까지 포괄적인 선거관리의 전반을 관리한다.

대선(경선) 기획단은 대선(경선 포함)을 어떤 구도와 이슈로 끌고 갈지에 대해 논의하는 기구다. 특히 대선기획단은 경선 일정과 룰을 확정하는 역할을 하고, 각 대선(경선) 주자의 '대리인들'이 참여해 회의를 하고 이 회의에서 합의로 어떤 사안에 대해 결정한다. 한마디로 '민주당 선관위'는 선거관리 집행기구이고, '대선(경선)기획단'은 대선(경선) 투표일까지 각 대선(경선) 주자들의 캠프에서 파견된 사람들의 선거 관련한 전반적인 이슈들에 대한 '논의(조율) 기구'라는 얘기다. 따라서, 당내의 이런 양대 선거관련 기구에 각 대선(경선) 후보들의 촉각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민주당의 '대선경선 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사실상 당내 선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을 비롯해 충청권 의원들이 주요 요직에 전진 배치됐다는 점이다. 

대선경선기획단 공동단장에는 재선의 강훈식(충남 아산) 의원, 총괄간사 겸 경선기획분과장에는 송갑석(광주 서갑) 의원을 각각 내정돼 실무 대선 조직이 꾸려졌다.

정책준비단 공동단장에는 박완주(충남 천안을) 정책위의장이 임명됐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강훈식 의원은 지난 2019년에 총선기획단 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의 대선 후보군과의 물밑 접촉 및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처지다. 이와 동시에 당내 경선 테이블 준비도 별도로 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그는 취임 후 첫 의원총회 인사말에서 "당 밖에 있는 훌륭한 주자들, 그리고 당 안에 있는 아직 결심 못한 대선주자들, 정말 풍성한 대선주자군과 문재인정부에 맞설 빅텐트를 치는 데 제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외협력위원장에 4선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을 임명했다. 권 의원은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이들과 국민의힘과의 가교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랜 잠행을 끝내고 오는 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하기 때문에 이날 윤 전 총장이 내놓을 대국민 메시지에 따라 국민의힘 대선 준비의 양상도 상당히 달라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처음부터 같이 갈 것을 선언한다면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을 포함한 대선경선 그림을 그려낼 것이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독자행보를 할 것을 천명한다면 일단 국민의힘은 자체 대선후보 경선 그림을 그려놓고 이른바 '2차 시기'에 윤 전 총장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시키는 쪽으로 대선 경선의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소수정당이지만 원내정당인 정의당은 당내 유력한 대선 후보군은 없지만 일단 대선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른바 '개문발차'인 셈이다.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의 성추행 사태의 여파로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아예 공천하지 않았던 정의당은 지난 14일 대선 준비단 첫 전체 회의를 열고 오는 10월 대선 후보 선출을 목표로 선거 전략의 큰 틀을 짜놨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지난 14일 전체회의에서 "불평등과 기후 위기, 차별에 맞서는 한국 사회의 일대 전환을 담은 비전을 통해 대선을 맞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의당 내부적으로는 진보 진영을 대표할 이렇다할 후보 자체가 눈에 띄지 않아 고민 중인 것으로 읽혀진다. 당내에서는 4선의 심상정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일각에선 '또 심상정이냐'는 지적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정미 전 대표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새로운 시대의 새 얼굴'은 아니라는 평가가 적잖다. 36세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몰고 온 '세대교체의 바람'속에서 정의당이 외풍을 강하게 맞고 있는 양상이다. 

한편, 야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25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아무래도 정의당도 지금의 세대교체의 바람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고, 30~40대나 혹은 파격적으로 20대의 젊은 후보군을 대선 경선 마당에 내놓을 가능성도 적잖아 보인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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