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1.07.05 18:30
김현아 SH 사장 내정자 (사진=김현아 공식 블로그 캡처)
김현아 SH 사장 내정자 (사진=김현아 공식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에 내정됐다.

5일 SH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 전 의원을 SH 사장에 내정함에 따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서울시의회에 전달하고 청문회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회는 오는 14일 청문회를 열어 김 내정자에 대한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인선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일단 서울시 주택공급 확충 정책을 뒷받침할 SH 사장에 정치권을 대표하는 주택정책 전문가를 내정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김 내정자는 1969년생으로 경원대에서 도시계획학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3년 서울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2016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으로 퇴직하기까지 주거문제와 도시계획을 연구한 부동산 전문가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위원, 서울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을 지냈고, 제20대 국회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립각을 세우며 정책적 대안을 지속적으로 내왔다는 점도 돋보인다. 특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시장을 무시하고, 시장 기능에 무지하고, 정책에 무능한 '3무(無)'라고 비판하며,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서울시의회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어 야당 정치인 출신인 김 내정자의 임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 내정자가 의정활동 중 주거복지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현 정부를 비판해 왔던 만큼 충돌도 적지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주택 보유자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0 국회의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김 내정자가 신고한 부동산은 남편 명의를 포함해 서울 청담동 아파트(13억2800만원), 잠원동 상가(1억1526만원), 부산 중앙동5가 오피스텔, 부산 부곡동 아파트 등 총 4채다. 이는 문재인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정책과 배치되고 SH의 사업 목적이 서울 무주택 시민의 공공임대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임을 고려할 때 청문회에서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물론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적격 의견 채택은 SH 사장 임명의 필수 요건이 아니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H는 주택 정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임명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내정자의 취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분명 있어 보인다. 걸림돌은 김 내정자가 가진 정책적 대안으로 슬기롭게 극복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내정자의 실력이고, 취임이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주택정책에 대해선 여야가 있어서는 안된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책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이런 사실은 김 내정자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택정책 전문가인 김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은 시비거리로 허송세월할 시간이 없다. 당장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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