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1.08.11 11:25
기아차 소하리 공장.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캡처)
기아차 소하리 공장.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기아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 임금협상(임협) 교섭 결렬에 따른 것이다. 만약 기아차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지난 2011년 이후 10년 연속 파업을 하게 된다.

11일 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10일 진행된 2021년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 관철을 위한 파업찬반 투표에 전체 조합원 2만8527여명 가운데 2만4710명이 참여해 2만1090명(73.9%)의 찬성으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앞서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중순 8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해 언제든 파업이 가능해졌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급교섭 핵심 요구안으로 기본급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신규인원 채용,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제시했다.

기아차 노사는 이를 놓고 지난 6월 1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교섭 8차, 실무교섭 3차 등을 가졌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사측은 아직까지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현대차 타결 내용과 비슷한 수준(기본급 월 7만5000원 인상, 성과급 200%+350만원, 격려금 230만원, 주식 5주, 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 재래시장상품권 10만원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 현 상태에서 파업여부를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기아차 노조가 당장 파업에 들어가기보다는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면서 파업권을 앞세워 사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시간은 다소 걸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4주간의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진통을 겪은 끝에 4개월 만에 기본급 동결과 경영 성과금 150%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파업의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파업보다 '극적 타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현대차가 파업권 확보 후 협상이 급물살을 타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기아 역시 비슷한 행보를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아차 노조가 현대차보다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도 합의를 이끌어낼 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통상임금 합의금과 같은 단발성 이슈를 제외한 기본급 인상액과 성과급, 격려금 규모는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에 교섭을 타결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단 노조가 별도요구안으로 제시한 신입사원 충원, 미래 고용안정을 위한 투자방안 제시, 해외투자 철회 및 국내공장 투자 등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런 문제도 조금만 양보하면 쉽게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앞서 현대차 노사가 체결한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과 같은 형식을 취하면 될 것으로 보여서다.

파업으로까지 치달아선 안된다. 더 얻어내겠다는 데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모두가 힘을 합쳐도 힘들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주변을 돌아보면 파업은 말도 안되는 처사다.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행태는 막아야 한다. 그래야만 노사 모두가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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