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8.25 05:35
한화그룹 본사 사옥. (사진제공=한화)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ESG는 이미 오래 전부터 글로벌 기업의 핵심 경영원칙으로 자리잡아 왔다. 한화그룹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탄소제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경영에 박차를 가하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ESG'를 올해 가장 중요한 경영 화두로 지목하고, 발빠른 실천을 주문했다. 

한화그룹은 ESG와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공존하고 도약하는 미래 비전을 차질 없이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그룹은 계열사 ESG 경영 지원·자문 및 그룹 차원의 ESG 활동 등을 위한 ‘한화그룹 ESG 위원회’를 최근 신설했다. 한화그룹 ESG 위원회는 사업 분야별 ESG 전략과제 수립 지원 및 정보 공유를 위한 교육 실시를 통해 각 계열사 ESG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화그룹 ESG 위원회는 ESG 연관성 및 운영 효율성을 고려, 기존 준법경영 협의체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산하로 두게 된다. 위원장에는 한화컴플라이언스위원회 소속의 조현일 사장이 선임됐다. ESG 위원회는 ▲환경 ▲사회적 책임(공정·복지) ▲지배구조 ▲대외 커뮤니케이션 등 4개 부문으로 구성했으며, 분기 1회 정기회의와 임시회의 등을 통해 계열사 지원과 자문을 위한 실무 활동을 전개해 나가게 된다.

그 첫 활동으로 지난 5월 한화그룹 15개 계열사 ESG 담당 임원과 팀장 등 60여명이 참여하는 ESG 세미나를 개최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열린 세미나서는 외부 환경 전문가를 초청해 탄소중립에 대한 국내외 정책의 이해도 제고와 ESG 추진 방향 설정에 대한 시사점을 논의했다.

같은 달 열린 ‘2021년 P4G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도 한화솔루션 김동관 대표가 기조연설을 통해 "한화는 작은 발전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면서 "스마트하고 경제성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열사도 'ESG 위원회' 신설…비재무적 리스크 '원천봉쇄'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세계적인 가스 터빈 업체인 미국의 PSM과 네덜란드의 ATH를 인수해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에도 한화솔루션이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윙 에너지 햅스(GELI)’를 인수하면서 사용자의 전력 소비패턴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등급’에서 6개 상장사 중 4개사가 'A등급'을 획득했다.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등 4개사가 환경경영, 사회책임경영 및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항목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것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 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적절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다는 의미다. 

그룹의 ESG 위원회 신설을 계기로 ㈜한화는 계열사들과 함께 ESG 관점에서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비재무적 리스크를 충실히 관리·감독하고, 새로운 ESG 투자 흐름에도 능동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주요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이사회를 열고 ESG 위원회 신설을 결정했다. ESG 위원회는 독립적 운영을 위해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는다. ESG 위원회와 함께 신설되는 ESG 사무국은 실무 조직으로 위원회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회사의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의사 결정 기구인 ESG 위원회는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경영 활동이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저해하지 않는지 수시로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위원회 신설로 이사회 내 위원회는 기존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포함해 4개로 늘어났다. 

한화솔루션은 "ESG 위원회 신설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친환경 소재 개발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생명도 ESG 경영성과 관리 및 관련 전략 추진력 강화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또한, ESG 전담팀을 만들어 ESG 활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 금융 실행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금융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과 함께 비재무적 리스크를 더욱 충실히 관리 감독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설치된 한화큐셀의 상업용 모듈. (사진제공=한화큐셀)
미국 일리노이주에 설치된 한화큐셀의 상업용 모듈. (사진제공=한화큐셀)

◆컴플라이언스 제고에 역점…10개 계열사 사외이사 모두 '외부 영입'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2018년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설치하고 경영기획실을 해체하면서 본격화했다. 당시 한화는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들의 이행 여부 점검과 관련 자문을 위해 한화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설립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출범 이후 그룹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차원에서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한화가 최상위 지배회사로서 최소한의 그룹 대표 기능을 수행할 것을 권고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한화그룹 임직원의 컴플라이언스 의식 제고” 및 “자발적인 준법경영 시스템 구축(하도급법)”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해 전사적인 확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각 계열사 실무자, 자문사와 협업해 현장 실무자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사업부문별 특화된 하도급가이드라인을 제작, 전 계열사에 배포했다. 더불어 전 계열사에 배포한 하도급법 가이드라인 이해도 증진과 활용 제고를 위해 계열사 유관부서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하도급법 가이드라인 설명회도 개최했다.

한화 주요 계열사들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현재 10개 계열사 40여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외부 영입인사로, 한화 출신 사외이사는 없다. 올해 들어서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을 선임해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등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부터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섰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어맨다 부시(42세)는 컨설팅 기업인 세인트어거스틴캐피탈파트너의 에너지·인프라 부문 컨설턴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어맨다 부시 외에 에너지 분야 해외 전문가인 시마 사토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시마 사토시는 ICT(정보통신기술)은 물론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을 오랜 기간 보좌한 경험이 있다.

매년 진행되는 대표이사 및 임원인사 시스템에서도 한화만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임원인사는 각 사 이사회와 대표이사가 주관해 실시한다. 2021년도 인사도 9월 말 CEO에 이어 11월 임원인사를 발표하며 10대 그룹 중 가장 빨리 실시했다. 각 사 대표이사의 독립적, 자율적인 인사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사업계획 수립과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화그룹은 앞으로도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 태양의 숲 8호' 조성 기념행사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화그룹)
지난 4월 '한화 태양의 숲 8호' 조성 기념행사 후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화그룹)

◆지속적인 친환경 캠페인…기업의 사회적 역할 '톡톡'

한화는 친환경 기업을 앞세워 ESG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몽골, 중국 등 사막화 지역과, 국내 매립지 등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조성한 숲만 133만㎡로, 축구장 180여개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 닝샤 지역 사막에 숲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는 8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기증해 묘목을 키웠다. 묘목 생장에 화석연료를 태워 전기를 만들어야 했던 역설을 극복한 이 아이디어는 태양광을 활용해 사막화방지 활동을 한 세계 최초 사례로, UN사막화방지협약(UNCCD) 총회에서 모범사례로 소개됐다. 

2019년에는 석유 연료 없이 오직 태양광 패널로 작동하는 수상 쓰레기 수거 보트 2척을 제작해 베트남 빈롱시에 기증하는 ‘클린업 메콩’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보트는 고성능 태양광 모듈을 장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컨베이어 장치를 달아 부유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