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9.21 09:35
SDG 모멘트에서 세계 청년 대표로 연단에 올른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연설하고 있다. (사진=UN 유튜브채널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빈곤과 불평, 기후변화 등 기성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더 귀를 귀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개회 세션 연설에서 "인류가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첫걸음"이라며 "우리는 단지 위기 극복을 넘어서서 보다 나은 회복과 재건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SDG 모멘트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이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슬로건 아래 인간·지구·번영·평화·파트너십 등의 영역에서 인류가 나가야 할 방향을 17개 항목으로 정리해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 지난해 1차 회의는 21개국 정상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문 대통령이 유일한 국가 정상으로 참여해 대표 발언을 맡았고, 여기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역시 대통령 특사이자, 청년 대표로 나란히 초청돼 발언 및 영상 퍼포먼스를 펼쳤다.

문 대통령은 “포용적 미래를 향한 인류의 발걸음은 코로나로 인해 지체됐지만, 역설적으로 코로나가 그 목표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다 나은 회복과 재건’을 위해 “포용과 상생의 마음을 지금 즉시 함께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코로나 백신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평한 접근과 배분이 시작”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글로벌 백신 허브의 한 축으로서 백신 보급과 지원을 늘리려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며 “나아가 WHO(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국제 보건 협력 강화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세대 간 공존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빈곤과 불평등, 기후변화 같은 기성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것은 기성세대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BTS를 소개하며 “오늘의 자리가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미래세대의 선한 의지와 행동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DG 모멘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더욱 기울이자'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UN 유튜브채널 캡처)

수트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BTS 멤버들은 한국어로 한 명씩 차분하게 준비한 메시지를 전했다. 

BTS는 총회 참석에 앞서 지난 13일부터 '#유스투데이'(#YouthToday·오늘날의 청년들)라는 해시태그로 젊은 세대의 팬데믹 경험을 듣는 SNS 캠페인을 벌였다. 단상에서 BTS는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화답했다면서, 그들의 경험담과 사진을 직접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BTS는 백신 접종 사실을 연설에서 직접 공개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제이홉은 "저희가 백신 접종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면 저희 일곱 명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 세계 팬들에게 백신 접종을 간접적으로 독려하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BTS는 사전 녹화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퍼포먼스 영상을 공개했다. BTS가 지난 7월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는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는 메시지와 팬데믹 종식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 곡이다. 이번 퍼포먼스 영상은 실제 유엔총회장을 비롯한 뉴욕 유엔본부에서 녹화가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영상에서 멤버들은 총회장 문을 열고 나와 로비를 거쳐 야외로 이동한 뒤, 유엔본부 건물을 배경으로 군무를 선보였다. 청명한 하늘과 유엔본부 건물, 뉴욕의 마천루 아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BTS와 어울려 춤을 추며 코로나 이후 시대를 약속하는 모습으로 영상을 마무리 한다.

한편, 이날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SDG 모멘트 행사는 유엔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만 90만명이 넘는 인원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트위터에서는 유엔 총회를 의미하는 'UNGA'와 '아워 프라이드 BTS'(우리의 자랑 BTS) 해시태그를 단 팬들의 게시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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