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0.10 21:20

설훈·홍영표 "필연캠프, 11일 이의제기서 당 선관위에 공식 접수 예정"... 사실상 경선 불복

이재명(왼쪽) 경기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의 마지막 순회경선인 서울 경선 직후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후보자추천서를 들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재명(왼쪽) 경기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의 마지막 순회경선인 서울 경선 직후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후보자추천서를 들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1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년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배했지만 이번에 재수 끝에 여당 후보로 선택돼 대권 도전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대장동 게이트' 논란과 그에 따른 여파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3차 선거인단 투표만 놓고보면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62.37%를 얻은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28.30%를 얻는데 그쳐 민주당의 '당심'에선 오히려 이 전 대표에게 밀렸다.

이 후보에게는 경선후유증·대장동 의혹 등의 해결이 '산 넘어 산'인데다가 향후 당심장악은 물론이고 민주당 원팀 구성 등의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순회경선에서 전체 누적 득표율에서 50.29%로 과반을 넘긴 이 지사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 등을 제치고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확정지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지역 경선에서는 51.45%를 득표, 2위인 이낙연 전 대표가 얻은 36.5%를 큰 표차로 이기면서 대세론을 이어갔다. 그러나 24만8000여명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62.37%를 차지, 이 후보가 얻은 28.3%를 더블스코어 이상의 차이로 눌렀다.

결국 이 후보는 간신히 과반인 50.29%(71만9905표)을 넘겼다. 이 전 대표는 39.14%(56만392표)였다.

앞선 광주·전남 순회경선을 제외하고는 모든 순회경선에서 과반 압승을 해왔던 이 후보가 막바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패한 것은 대장동 리스크 등에 따른 '불안한 후보론'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 후보를 추격해왔던 이 전 대표는 이날도 "지금 민주당 앞에 커다란 불안이 놓여 있다. 여야를 덮친 대장동 개발비리가 민주당의 앞길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후보 선출 감사 연설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면서 "위대한 국민, 위대한 당원 동지와 함께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이다. 미래와 과거의 대결, 민생개혁 세력과 구태 기득권 카르텔의 대결"이라면서 "어두운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 희망의 새 나라로 출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또 ▲국가 주도의 강력한 경제부흥 정책 ▲불공정, 불합리 등 적폐 일소 ▲보편 복지국가 완성 ▲평화 인권 국가로 세계 선도 ▲과학기술과 미래 교육 투자 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에 착수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현재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나 양자 가상대결 등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의 지지율이 25~30%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른바 정권 교체론이 전반적으로 정권 유지론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으로 드러난 상태여서 이 지사가 낙관할 수 있는 정치상황이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일단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고 당내 여러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 '원팀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선 벌써부터 반발의 기류가 감지된다. 

이 전 대표측은 이날 캠프 긴급회의를 열고 '필연캠프 공동선위원장 설훈·홍영표 공동 명의'로 "대선 경선 후보의 중도사퇴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필연캠프(이낙연 캠프)는 11일 이와같은 이의제기서를 당 선관위에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중앙당 보도자료대로 투표자수를 후보자 득표수로 나눠야 한다"며 "즉 중도사퇴한 김두관·정세균 후보의 득표수를 투표자로 당이 인정하면서 총 투표자 수에서 임의대로 빼서 후보자별 득표율 계산하는 것은 자가당착적 모순"이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면 반박했다. 그는 "전체 누적 투표인수는 145만9992명이고 이재명 지사의 누적 득표수는 71만9905표다. 그렇다면 73만이 돼야 과반이라는 얘기"라며 "결론은 이재명 지사는 49.32%를 얻은 것이지 과반을 넘긴 게 아니다. 과반 이상의 득표가 아닌 상태에서 후보가 결정된 것은 무효"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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