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윤해 기자
  • 입력 2021.11.26 06:00

미니스탁·O2 등 MZ세대 겨냥한 간편 투자 앱 대세

(사진제공=토스증권)
(사진제공=토스증권)

[뉴스웍스=안윤해 기자] 투자에 대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 가운데,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고 소비와 투자에 적극적인 MZ세대가 금융산업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금융·투자·유통 등의 영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MZ세대가 최근 주식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증권가에서는 앞다퉈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이색적인 마케팅을 내놓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20대는 107만1000명으로 2019년(38만2000명) 대비 180.5% 증가했다. 30대 역시 107만2000명에서 181만2000명으로 69.1% 늘어났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MZ세대가 주식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자, 핀테크 플랫폼 기반의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발빠르게 MTS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시화했다.

토스증권은 올해 초 간편 MTS를 선보인지 약 7개월만에 10월 기준 계좌 수 380만개를 돌파했다. 토스증권은 국내주식에 이어 해외주식 서비스를 위한 사전 신청을 받고 있으며, 연내 해외주식 서비스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토스증권이 MZ세대에 친숙한 플랫폼과 마케팅을 통해 신규 투자자를 빠르게 늘렸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도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국내·외 주식 투자가 모두 가능한 MTS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승효 카카오페이 프로덕트총괄부사장은 "기존 MTS를 이용하며 느낀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최대한 해결하고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혁신적인 MTS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돌풍에 기존 증권사들도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재미와 유익함으로 무장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MTS 개편을 통해 편리함과 접근성을 강조하며, 쉽고 간편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제페토에 구현한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지점' 모습.
미래에셋증권이 제페토에 구현한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지점' 모습.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MZ 감성 겨냥…증권사들의 이색 마케팅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 지점인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월드'을 오픈하고, 대학생들과 금융 골든벨·미래에셋 센터원 투어와 같은 체험 이벤트를 실시했다. 또 젊은 층을 겨냥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대회의 메인 스폰서십을 맡고, 이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통해 게임머니와 아이템, 크래프톤 주식 1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 '스마트 머니'를 통해서는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증권(ETN) 등 어려운 금융 상품에 대한 설명과 투자위험성을 화가 '밥로스' 영상 패러디로 쉽게 소개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세미나 등을 통해 구독자 100만명을 넘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유튜브를 통해 '부캐', '다비다(내가 투자의 답이다라는 의미)' 등의 캐릭터를 활용해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직장생활 시트콤 시리즈를 선보였다. 또 모바일 투자교육 사이트 '투자스쿨'을 오픈해, 입시강의처럼 기본과정(초급·중급·고급)과 레벨업 과정(ISA 설명서·공모주 꿀팁·펀드의 기본·현금클라쓰 등)으로 체계적인 경제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공급자 마인드에서 벗어나 '주린이'의 눈높이에서 투자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7월 이마트24와 협업해 '주식 도시락'을 내놓으면서 이색 마케팅을 진행했다. 편의점 도시락의 주요 소비층이 MZ세대라는 것을 착안해, 편의점 도시락을 구매하고 하나금융투자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을 무료로 증정했다. 출시 3일 만에 준비한 도시락 2만개가 모두 완판되는 등 1·2차에 걸쳐 5만여개가 판매됐고, 2만5000여개의 신규 주식 계좌도 개설됐다.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MZ 전용 앱 출시…'주린이' 고객 유치 경쟁 치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선보인 '미니스탁(ministock)'을 통해 MZ세대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미니스탁은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나누어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소액투자자가 많은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했다. 또 미니스탁 앱은 주식을 1주 단위로 매매해야만 한다는 기존 상식을 깨면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아울러 '소수점 투자'는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재테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전략으로 최근 미니스탁 이용자의 75%는 2030세대로, 10월 말 기준 이용자 수는 102만명으로 올해 1월(50만명)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누적 다운로드도 100만회를 넘겼다.

NH투자증권이 MZ세대를 타깃으로 출시한 MTS인 모바일 증권 '나무(NAMUH) 프리미엄' 가입자는 출시 3일 만에 2만5000명을 돌파했다. 가입자 가운데 60%가 MZ세대로 집계됐다. 나무프리미엄은 MZ세대의 올바른 투자 습관 형성과 투자성공 경험을 위해 출시됐으며, 유명 유튜버와 협업해 MZ세대의 투자 레벨업을 돕는 다양한 맞춤 콘텐츠와 국내·외 증시브리핑과 금융 관련 뉴스레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 6월 투자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MZ세대를 위해 출시한 앱 '오늘의 투자(O2·오투)'는 4개월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60만건을 돌파했다. 오투는 편리한 UI(User Interface)와 쉽고 직관적인 용어를 사용해 초보투자자들의 맞춤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오투 앱의 사용자 중 57%는 MZ세대며, 93%가 잔고 1000만원 미만의 소액투자자다.

KB증권 지난 8월 출시한 'M-able(마블) 미니'는 라이브커머스와 주식거래를 접목시켰다. 마블미니의 특징은 주식 전문가가 출연하는 종목 분석 방송을 보면서 동시에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로그인 절차 없이 시세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해 간소함을 최대화했다. 이처럼 트렌드를 접목시킨 마블미니는 지난 16일 다운로드 수 34만을 돌파했다.

한편, 마블미니를 직접 사용하고 이벤트에 당첨된 서현욱 씨는 "실제 투자하기 망설였던 종목에 핀을 꽂아 수익률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것과 증권계좌로 직접 입금하던 번거로움을 은행계좌와 연동해서 충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하우성 KB증권 마블랜드 트라이브 상무는 "MZ세대들이 쉽고 간편하게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일상 속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편의 기능을 보강해 고객맞춤형 앱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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