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1.25 16:52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타고난 재능 키워주려면 어릴 때부터 진로교육 잘 해야"

윤경동 서울강동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사진=원성훈 기자)
윤경동 서울강동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진로교육은 초등학교 때 해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내세우는 교육자가 있다. 윤경동(63세) 서울 강동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다.

윤 교장은 "초등학교 때 운동 잘하는 아이, 미술·음악에 뛰어난 아이들이 드러난다"며 "타고난 재능을 키워주려면 어릴 때부터 진로교육을 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윤 교장을 지난 24일 서울 강동초등학교 교장 선생실에서 만났다. 

윤 교장은 올해로 교편을 잡은 지 42년 째다. 교장으로 재직한 지는 8년 째다. 윤 교장은 "진로교육은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며 "대학에 가서야 무엇을 할까라고 고민 한다면 그때는 이미 늦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시설을 '진로 찾기를 위한 교육적인 공간'으로 만들고자 '깨달음의 정원'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공간'으로 활용하라는 의도에서다. 윤 교장은 학교 복도에다가 학생들이 국내외 위인들이 그린 작품이나 그들이 말한 것을 써 놓은 문구를 전시해놨다. 학생들이 이것을 보면서 큰 꿈을 가지라는 것이다. 

아울러 윤 교장은 "학생마다 심리적성 검사를 실시한뒤 그 결과를 가정통신문으로 보내주고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자신의 꿈에 대한 것을 몇 가지로 압축해 그들의 꿈을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주제로 정리해 진로교육관에 붙여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00명의 학생들이 그림을 그려서 붙였으며 졸업 후 20년 후에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윤경동 교장선생님이 서울강동초등학교의 교육지표가 적힌 곳에서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윤경동 교장선생님이 서울강동초등학교의 교육지침이 적힌 곳에서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윤 교장은 교육자로서 생활하면서 가장 보람된 기억으로 '방과 후 학교'를 도입을 손꼽았다. 그는 1996년 서울송중초에서 교육부지정 인성교육 시범학교를 운영하면서 실무 총책임을 맡았다. 과외비·학원비 때문에 학부모들의 허리가 휠 때였다. 그는 저학년은 4교시, 고학년은 6교시가 끝나면 그냥 비어있는 학교 시설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낸뒤 학부모들의 의향을 조사했다.

이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글짓기·바이올린·종이접기·피아노' 같은 17개 부서를 만들고 우수강사만 선발해서 질 높은 교육을 값싸게 제공하는 '방과 후 학교'를 처음으로 고안·적용해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는 곧바로 서울 및 전국의 초·중·고로 확산돼 지금까지도 26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며 사실 본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면서 뿌듯해 했다. 

윤경동 교장선생님이 교내에 조성해 놓은 '깨달음의 정원'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윤경동 교장선생님이 교내에 조성해 놓은 '깨달음의 정원'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런 가운데, 윤 교장은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윤 교장은 "강동초등학교는 8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녔고 1200명이 입·졸업 했다. 지금은 600여 명으로 많이 줄은 것을 보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본인이 다니던 광산초등학교는 600명이 다녔었으나 지금은 2명으로 학생 수가 줄어서 대야초등학교도 분교가 되고 그 대야초등학교도 2000명이 다니던 학교가 200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학교가 폐교를 걱정하고 있으며 곧 서울도 폐교하는 학교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교장은 '남자 선생님들 부족 현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는 여자 선생들이 90%를 넘는다. 남자 선생님들이 더 필요한 실정"이라며 "하지만 공부 잘하는 순서를 보면 여자 선생님들이 더 많다. 실제로 교사 발령을 받아 학교에 나오면 남자들이 할 일이 더 많다. 여자 교사들도 '쉽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윤경동 교장선생님에 대해 서울강동초등학교 재학중인 한 어린 학생이 그림으로 표현해놓은 작품이 인상적이다. (사진=원성훈 기자)
윤경동 교장선생님에 대해 서울강동초등학교 재학중인 한 어린 학생이 그림으로 표현해놓은 작품이 인상적이다. (사진=원성훈 기자)

그러면서 "교육은 여성스러움도 가르쳐야 하지만 남성성도 필요하다. 집에 아버지는 없고 어머니만 있는 격"이라며 "위엄성·대범성과 모험 정신·도전 정신 이런 것들을 남자 선생님들이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이렇게 된 연유는 예전에는 한쪽 성이 70%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여성들이 헌법 재판소에 실력대로 가자고 헌법소원을 내서 없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교대에는 실력 좋은 여학생들만 들어갔고 또 모든 교대에서 남녀 성비가 무너진 상태다.

따라서 윤 교장은 "교육적으로는 정말 필요하기에 사회적인 합의를 해서 남자 선생님을 최소한 20%는 뽑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장은 "조만간 퇴임을 하면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노후를 돕는 '행복 큰학교'의 총장이 돼 더 큰 봉사를 하고 싶다"며 "좋은 일을 해보고 싶어하는 독지가를 만나면 반드시 그런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윤경동 교장은 이리고등학교와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경영학 석사)하고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국어교육, 교육학 석사)도 졸업했다. 서울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과 서울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그린농업대학을 수료했다. 동방문화대학교대학원 박사과정 중에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