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1.12.01 11:40
보령 해저터널 내부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보령 해저터널 내부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태안군 오천면 원산도를 연결하는 '보령해저터널'이 1일 전면 개통됐다. 총 사업비 4881억원을 투입해 2010년 12월 착공한 지 11년 만이다. 이 터널 개통으로 지금까지 안면도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 차로 90분 걸리던 것이 이제는 10분이면 갈 수 있게 됐다.

총 연장 6.927㎞에 해저 구간만 5.2㎞로 해수면에서 최대 80m 아래에 위치해 있는 이 터널은 국내 최장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바닷속 터널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도 보령 해저터널보다 긴 해저터널은 일본의 도쿄만 아쿠아라인(9.5㎞)과 노르웨이의 뵘라피오르(7.9㎞), 에이크순(7.8㎞), 오슬로피오르(7.3㎞) 등 4곳뿐이다. 기존 국내 최장인 인천북항터널(5.46㎞)보다도 약 1.5㎞ 길다.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이 공사에는 현대건설과 코오롱글로벌 등 총 13개사가 참여했다. 공사에 투입된 장비는 하루 평균 50대, 인력은 200명 정도다. 공사가 4000일 가량 진행됐으니 장비 20만대와 연인원 80만명가량이 투입된 셈이다.

해저구간 공사 때에는 국내 최초로 발파 굴착 방식인 'NATM 공법'을 도입했고, 공사 과정에서 터널 내 해수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터널벽면 콘크리트 시공시 시멘트액의 최적 압력, 유량, 시간 등을 정밀 제어함으로써 터널 내 해수유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인 'IMG(지능형 멀티 그라우팅) 시스템'을 적용했다. 일반 육상터널보다 콘크리트 라이닝(표면 보호)의 두께(30㎝→40㎝)와 강도(24~27MPa→40MPa)를 강화, 안정성과 내구성도 확보했다. 비상시 반대 방향 터널로 대피할 수 있는 통로는 사람용 21개(220m 간격), 차량용 10개(660m 간격)가 만들어졌다. 옥내소화전이 50m 간격으로 301개 배치돼 있고, 폐쇄회로TV(CCTV)도 92개가 설치됐다.

터널 개통으로 보령과 태안이 10분 생활권으로 연결돼 이 지역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과 새로운 서해안 관광벨트가 탄생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보령해저터널은 2019년 12월 준공한 원산안면대교와 연결돼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영목항까지 운행 거리가 95㎞에서 14㎞로, 운행시간은 90분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그야말로 충남의 서해안 시대를 가로막던 거리와 시간 장벽을 사라지게 하는 획기적인 변화다.

그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고, 해저터널로 인한 가시적 효과도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충남 보령~태안이 하나로 연결되며 수도권과 중부권, 전라권 관광객이 급증할 전망이다. 또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 2025년 섬 국제 비엔날레와 같은 해양관광콘텐츠 개발은 물론 해양레저산업도 육성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충남도는 터널 개통을 계기로 다각적인 서해안 신(新)관광벨트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는 해양레저산업 육성, 광역 교통망 구축과 정주여건 개선, 안전관리 등 종합 관광 대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아니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문화관광자원 개발에 나서야 한다. 보령해저터널이 충남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와 주변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에 획기적인 모멘텀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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