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21 05:30

"윤, 여의도 문법에 없는 실언 적잖아" vs "이, 사이다 발언 없어지고 즉흥적 답변 따른 말실수 늘어"

박태순 '미디어로드' 소장이 지난 2017년 대선때 MBC로부터 토론자로 초청받아 MBC방송국을 방문해 방송국을 배경으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박태순 소장)
박태순 '미디어로드' 소장이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MBC로부터 토론자로 초청받아 방송국을 배경으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박태순 소장)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내년 '3·9 대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집권의 꿈'을 위해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양상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지지율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 쪽이 급격히 불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선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유력 대선 후보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대선 전망 시리즈 총 5편 중에서 그 두 번째로 '대선 양강 후보, 당선을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본다. 

◆"누가 덜 못하느냐가 당락 결정위기관리 잘 하는 후보 최종 당선"

프랑스 소르본느 정치학과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와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박태순 '미디어로드' 소장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의 당락은 누가 더 잘하느냐가 결정하기보다는 누가 덜 못하느냐가 결정할 것"이라며 "즉, 위기관리를 잘 하는 후보가 최종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문제에 대해 총괄 책임자로서 진정한 사과를 통해 국민에게 감성적 공감력을 만들어야 하며 아들, 조카 문제 등의 가족 문제로 발생하는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미후 박사가 지난 11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열린 '공정 일자리 연구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정미후 박사가 지난 11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열린 '공정 일자리 연구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아울러 "기본소득은 이재명의 지지율을 높여준 공신인 동시에 현재는 발목을 잡는 정책이 됐다"며 "기본소득에 대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며, '이재명 표 기본소득'이라는 기본소득의 재개념화 작업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박 소장은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윤석열은 무엇보다 스스로 만들어 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국민 앞에서 더 낮은 자세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부인 및 처가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더 투명하고 솔직하게 국민 앞에서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부인의 공개적 등판에 관해서는 더욱 치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 냄으로써 윤석열이 이끄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 것임을 국민에게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내훈 민생당 전 대변인. (사진=이내훈 전 대변인 공식 블로그 캡처)
이내훈 민생당 전 대변인. (사진=이내훈 전 대변인 공식 블로그 캡처)

◆"부동산·취업난·젠더 갈등 등에 대한 정책 대안 제시가 관건"

국민의힘 '공정과 상식' 중앙공동대표이자 컴블랜드 대학교 한국 디렉터인 정미후 박사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 등으로 정권교체론이 우세하지만,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양강 후보의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것이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어느 한쪽에 표심을 주지 않는 부동층이 많은 상황"이라며 "중도파가 적지 않은 20대와 30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부동산, 취업난, 젠더 갈등 등에 대한 정책 대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시하느냐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누가 중도 외연 확장에 성공하느냐가 키 포인트(Key Point)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내훈 민생당 전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에게는 민주당 내부가 여러 세력으로 분열될 가능성을 방지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일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의 경우 실질적 당권을 누가 장악하느냐를 두고 과도하게 갈등한다면 국민들에게는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형 위험요소는 '말실수'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결정적으로 표를 잃을 만한 결정적 실수에 관해서도 정치권의 관심은 크다. 

가족 리스크나 양 후보의 드러나지 않았던 과거 행적 등이 갑자기 튀어나와 대선의 변수로 작용되는 것은 그야말로 양 후보의 운세라는 시각이 적잖다. 하지만 말실수는 스스로 조심만 하면 불거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유력 후보들이 조심해야 할 말실수의 포인트는 무엇일까.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사이다 발언'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최대 강점 중의 하나로 꼽혀왔다. 사안의 본질을 명쾌하고 짧게 정리해 뇌리 속에 콕 박히게 만들어준다는 평가가 많다. 이 후보의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그가 상당한 정도의 고정적인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대선 국면에서는 과거 장점이었던 '사이다 발언'이 '가볍고 즉흥적인 애드립으로 인한 말실수'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적잖게 지지율을 까먹었다는 분석이다.

이를테면, 지난 7월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문제가 제기되자 '제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한 발언을 비롯해 그 이후 얼마 안 가서 인기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의 제목만 보고 "확 끄는데요"라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지난 11월 13일엔 부산에서 열린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부산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했다가 지역 비하 발언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 후보 실언의 성격은 주로 '품격'이라는 측면에서의 실언인 반면, 윤 후보는 이른바 '여의도 문법에 없는 발언'의 문제가 지적된다. 그는 이른바 술자리에서나 할 법한 '툭툭 내던지듯이 하는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적잖았다. 이를테면, 지난 8월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간 건전한 교제를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실언을 했다.

이후에도 윤 후보는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게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또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하거나 "아무래도 우리나라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니는 분도 있다" 등의 발언을 한 것도 대표적인 실언의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양 후보 캠프에서는 후보가 즉흥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최대한 삼가도록 지속적으로 제동을 걸어야한다. 부득이하게 현장에서 당장 분명하게 답변해야 할 사안이라면 특정 집단이나 계층 등에 피해가 갈 수 있는 발언인지 아닌지 잘 헤아려보고 대답하도록 후보에게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대형 말실수가 나온다면 대선 승리 가도에서는 '치명적인 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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