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29 18:4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신지예 씨 영입으로 중도·2030세대 표 잃어…선대위 무조건 슬림하게 바뀌어야"

여명 서울시의원이 한 토론회에서 마이크를 고쳐잡고 있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여명 서울시의원이 한 토론회에서 마이크를 고쳐잡고 있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소속의 여명 서울시의원(30세)은 최근까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청년본부장을 맡고 있었지만 스스로 그 자리를 사퇴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거 경선 당시에는 홍준표 의원을 도와 홍준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같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 중에 있다. 지난 2018년 서울시의회에 시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교육위원회와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서울선거대책 부본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청년본부장 직을 스스로 던진 이유가 궁금했다. 아울러 그의 정치관·사회관에도 관심이 갔다.

지난 28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내의 그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마자 벽에 걸려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사무실 내부에서부터 보수우파의 색채가 확연히 느껴졌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국민의힘이 최근 신지예 씨를 영입했는데 그에 대한 평가는.

"가장 큰 것은 대선에서의 득표 문제다. 지금 신지예 씨를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한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지율에서 역전 당했을 뿐 아니라 그런 경향이 고착화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상태다. 

20대 청년들의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로 적잖게 갔고 이미 30대들은 윤 후보로부터 돌아선 지 오래다. 지금 윤 후보는 겨우 60대부터 80대까지의 지지율로 버티고 있는 형국이 됐다. 

'국민의힘'내의 일부 어르신들은 마치 과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영입하고 그에게 공천을 줘서 그 다음번 총선에서 압승했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나는 이게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얘기라고 본다. 이 분들은 '당내에서 일부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만큼 중도나 진보와 페미니스트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정당'이라고 표방하고 '이들을 영입하는 것이 우리에게 시너지를 줄 것'이라고 얘기를 하시는데 이는 전혀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본다. 

중도와 2030 세대는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미약하다. 우리 당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다. 주로 사람별로 판단을 하는 것이다. 특히 2030세대는 '페미니즘 이슈'에 대해서 상당히 분개하고 있고 통상적인 여성까지 그 분노의 표심에 동조를 하고 있다. 이런 판에 신지예 씨가 우리 당으로 온 것은 신지예 씨 한 표가 온 것일 뿐이다. 좌파 진영에서는 그들도 신지예가 저런 선택을 할 줄 몰랐다는 것 아니냐. 신지예 씨가 그렇다고 해서 페미니즘 진영의 일각을 데리고 온 것도 아니다. 신지예 씨가 국민의힘으로 옴으로써 우리가 잃은 것은 중도와 2030세대의 표심이다." 

여명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여명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신지예 씨의 페미니즘'에 반대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페미니즘 자체에 반대한다는 것이라기 보다는 신지예 씨가 들고 들어온 바로 그 페미니즘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이다. 신지예 씨는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서도 계속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을 하겠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그가 하는 말이 '나는 단순히 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 국민의힘으로 온 것일 뿐, 페미니즘은 계속 하겠다'고 하는데, 신지예 씨는 정상적인 페미니스트들을 대변해왔던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페미니즘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이론 및 운동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예컨대 지난 2018년은 페미니스트들이 기승을 부리던 때였다. 당시에 그들이 정말 텔레반처럼 행동을 하면서 심지어는 드라마의 기조를 바꾸기도 하고 또 현실에서는 정상적으로 머리를 기르고 화장을 하고 꾸미는 여성들에 대해 집단 린치를 가하기도 했다. 또,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를 비하하면서 '한남충'이라고 명명하면서 많은 해악들을 저질렀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표를 얻어왔고 또 이런 사람들에게 표를 받을 만한 말들을 하면서 그런 정책을 내왔던 사람이 어떠한 변화의 계기도 없이 민주당이 단순히 싫기 때문에 민주당은 진정한 페미니즘을 실현할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당에서 그것을 하겠다며 온 것인데 이런 것은 우리 당의 기조와도 맞지 않고 무엇보다 가장 크게는 내년 대선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다. 그의 이런 행동이 우리 당 대선 후보의 득표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감표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공노조에게 왜 민노총과 한통속이라고 했나.

"민노총의 핵심은 현대라는 기업으로 대표되는 대기업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한 편은 공공노조라고 본다. 즉, 공공기업에 있는 노조들이다. 대표적인 게 전교조와 코레일 노조다. 다시 말해, 현대 등의 대기업 노조와 전교조 및 코레일 노조 등이 민노총의 세 가지 핵심 축이라고 보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최근에 공공이사제와 타임오프제 얘기를 했다. 윤 후보의 얘기는 공공 분야만이라도 노동이사제와 타임오프제를 하자는 것이었다. 서울에서는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 때 이것들을 했었다. 박 시장 때야 당연한 결과겠지만 민노총이 공공 이사들을 거의다 차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전교조를 혁파하는 것이 보수 진영의 염원인데 진보진영에서는 전교조를 박근혜 전 대통령 때 한번 잃었었다. 무슨 얘기냐면, 전교조가 박 전 대통령 시절에 거의 해산되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보수 진영 측의 시각에선 이렇게까지 가게 된 것은 우리의 성과였던 것인데 윤 후보가 최근에 다시 공공 부문의 타임오프제를 도입한다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전교조의 경우 전임 교원들에게 임금 지급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 얘기다. (타임오프 제도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노사교섭, 산업안전, 고충처리 등 노무관리적 성격이 있는 업무에 한해서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노조 전임자가 한 해 동안 유급으로 근로시간을 면제받게 된다.)

이건 또 페미니즘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 전교조가 더 이상 통일운동에 나서려해도 그것이 청소년들의 공감을 받을 수 없으니까 페미니즘과 결합한 형태의 전교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노조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는 것이 공공 분야의 노동이사제나 타임오프제 허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비판을 한 것이다."

여명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회 행정감사 자료 등을 바라보며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여명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회 행정감사 자료 등을 바라보며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구명을 요청했다는 비전향 좌익 인사가 누구냐.

"신지예 씨다. 신 씨가 과거에 '이석기 석방 운동'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더라. 신 씨는 과거 민노당에 있다가 녹색당으로 가서 한참 페미니스트들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기치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이쯤되면 이것은 당의 외연 확장이 아니라 '정당 부정'이다. 외연 확장을 하는 것과 내 색깔을 지워가면서까지 하는 것은 차이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박원순 전임 시장 지우기'라는 비판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오세훈 시장이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를 바로 세우라고 그렇게 서울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서울시장을 만들어 준 거니까 서울시의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의 거대 의석에 가로 막혀서 오 시장이 원하는 결과를 지금 당장 낼 수는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서울시민들에게 민주당이 그동안 끼쳐온 해악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난 10년 동안의 '그 악취나는 서울'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 당장 서울시의회 정문 옆에 보면 조그맣게 세월호 사건을 기리는 공간이 있는데 여기에 예산을 쓰는 것은 세금 낭비다. 세금 낭비일 뿐더러 원래 그곳은 사용료를 내고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1~2회차분 사용료는 냈지만 3회차분은 면제를 해주는 조례안인가 하는 것을 통과시켰다. 서울시의회가 그렇게 했다. 어쩌면 민주당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월호 때문에 정권을 잡았고 지방선거까지 대승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의 빚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3월 9일 대선과 6월 1일 지방선거의 캐스팅보트는 청년세대라고 보나. 

"청년들의 입장에선 어느 당에 청년 정책이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투표를 하지는 않는다. '청년 정책'이라는 자체가 상당히 기만적인 용어라는 것을 이제는 그들이 알고 있는것이다. 예를 들어서, 홍준표 캠프에서는 나도 반대를 했지만, 실제로 청년 정책을 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근 10년 간 청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히 많은 선심성 정책을 썼다. 이를테면, 청년 수당이니 뭐니 하는 것들이 나왔지만 청년들의 삶은 단 하나도 나아진 게 없었다.

이런 것들을 드디어 청년들이 알기 시작했다. '청년 정책이니 뭐니가 중요한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은 내가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한 거구나'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 일자리는 국가가 경제를 발전시키고 그 발전의 요체인 기업이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됐을 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로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 것들을 막는 세력이 누구지'라는 생각에까지 이르자 '그게 바로 노조이고 민주당발 규제들이로구나' 이렇게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깨닫기 시작하니까 '청년에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라는 말을 일관되게 해온 홍준표 의원에 대해 청년들이 그의 진심을 알아준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아울러, 지금 20대 여대생도 청년이고 30대 애 엄마도 청년이고 심지어 40대 싱글단도 청년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광범위한 연령대를 모두 '청년'이라는 하나의 틀로 엮어가지고는 청년 정책을 만들 수가 없다. 청년정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부동산 정책, 정상적인 기업 정책, 정상적인 교육 정책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져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나는 '청년 정책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고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청년 정치인들이 어떤 특정 정당에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그 당을 지지해주는 것도 아니고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발언을 하고 청년의 평범한 삶을 이해하고 있느냐 아니냐로 판별하는 것이다. 그런 것 없이 청년 정책으로 아무리 매월 1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청년들이 그런 당에 자기 표를 주지는 않는다. 이제는 청년들이 안다. 청년들은 똑똑하니까 지금 국가가 퍼주는 모든 것들은 결국 우리의 빚이 된다는 걸 이제 알고 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 중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가장 전성기 때의 사진을 붙여놓고 그에 더해 여명 시의원이 자필로 써붙인 '내가 하는 말, 생각이 옳다. 그냥 해오던 말, 해오던 일 하면 된다. 이것은 평생의 업이다. 죽겠다는 생각으로.'라고 써 놓은 메모가 이채롭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 중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가장 전성기 때의 사진을 자신의 사무실 유리벽면에 붙여놨다.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 밑에 여명 시의원이 자필로 써붙인 '내가 하는 말, 생각이 옳다. 그냥 해오던 말, 해오던 일 하면 된다. 이것은 평생의 업이다. 죽겠다는 생각으로.'라고 써 놓은 메모가 이채롭다. (사진제공=여명 시의원)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활동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은.

"선대위의 규모가 큰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맥락이 없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큰 선거를 치러보고 내 선거를 치러본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 당에서 오랫동안 선거에서 뛰어봤던 당직자들이 실제로 '선거를 치러보지 않는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행정을 한다고 하면 이게 일이 되겠느냐'라는 얘기들을 한다. 무조건 선대위는 슬림하게 바뀌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윤석열 후보는 상당히 영민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도층과 2030세대의 여론을 여과 없이 보시게만 된다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윤 후보가 정치신인이다 보니 너무 많은 조언하는 그룹속에 놓여져 있어서 옥석 구분이 쉽지 않은 상태 같아 보이더라. 사실 이런 측면에서 가르마를 타 주는 역할을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께서 해야 하는데 두 분 간의 신뢰관계가 그 정도로까지 형성돼 있지는 않은 것 같더라."

-여명 시의원 스스로가 보수적 색채를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부친이 과거 한나라당 시절부터 현직 보좌관으로 근무를 하신 적이 있다. 그래서 보수정당에 대한 선입견이 없이 자랄 수 있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감사함을 아는 집안에서 컸기 때문에 보수성향일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성장해서는 국가 안보 문제를 비롯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공부하면서 보수가 맞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다. 또한, 노동계에 대한 생각은 내가 대학교 시절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그 대자보가 들불 번지듯 나왔을 때 그때 저 주장을 속속들이 지켜보면서 저 주장의 요체는 결국에는 코레일 노조가 자신들의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코레일 노조의 연봉 수준을 조사해보니 코레일 노조원들이 어마어마한 보수를 받고 있더라. 

거기에서 같이 시위해 주고 있는 대학생들이 평생 번다고 해도 벌 수 없을 정도의 연봉을 벌고 있는 집단이 저런 주장을, 그것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앞세워서 하고 있다는 그 위선이 너무 역겨웠다. 또한 기업이 어떤 역할을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좀더 공부해보면서 경제에 대한 감각도 보수로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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