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1.03 06:00

조선·해운·이차전지 전년 넘는 성장 예고…공급 초과 우려 불식한 반도체도 '승승장구'

현대미포조선의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출처=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의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미포조선)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올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환경규제 강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일상 회복 움직임 등 제반 환경 변화로 산업계 각 업종이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위기 속에서 성공을 썼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경제는 연간 6445억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수출액을 기록했으며, 수출 규모 세계 7위, 무역 규모 세계 8위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올해 역시 이 같은 호조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이 긴 불황에서 벗어나고, 운송·유통업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조선, 해운, 이차전지 등의 사업이 올해를 이어 강한 호조를 띌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올해까지 이어져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웍스가 2022년 산업분야의 키워드를 정리했다. 올해 산업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환경규제', '위드코로나', '반도체'다.  

'환경규제' 강화조선·해운·이차전지 산업 수혜

긴 불황기를 겪은 조선업은 지난해에 이어 시장 회복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 수주량은 지난해 하반기 폭발적인 수주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IMO 환경 규제로 인한 노후선 교체 압박과 친환경 선박의 발주 증가, 모잠비크의 LNG 프로젝트로 인한 LNG선 수요 확대로 하락폭은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LNG선과 친환경 선박에 글로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의 경우 지난해 초강세를 보이던 운임은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공급을 상회하는 물동량과 글로벌 주요 항만 정체로 인한 병목현상,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저속 운항' 등으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운임은 강세를 띌 전망이다.

환경규제에 따른 전기차 판매 확대로,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도 지속될 전망이다. 또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미국 배터리 공급망의 탈 중국화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이차전지 합산 매출액 증가폭은 전년 대비 약 20%에 이른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시장경쟁 심화는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산화리튬, 니켈 등 이차전지 핵심 원료 가격은 각각 약 191%, 28.2% 오른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의 영향으로 명동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의 영향으로 명동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위드코로나'…운송·유통 회복세 기대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일상 회복 움직임으로 올해에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위드코로나 정책이 실시되면서 이동 제한이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특히 운송 경기의 빠른 회복이 기대된다. 운송업이 석유제품 수요의 65%에 달하는 만큼, 이는 석유제품 수요 회복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정체됐던 정제마진을 손익분기점까지 끌어올려 석유화학·정유 업계의 안정적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내수 소비가 촉진되면서 물가 상승과 함께 소매·유통 업종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야외활동의 증가로 의류·화장품 등 외출 관련 품목의 매출이 확대되고, 음식료 부문 역시 완만하게 우상향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식 채널 확대에 따른 B2B(기업간 거래) 음식료 및 주류 판매가 증가하고,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편의성과 가성비를 갖춘 가정대용식(HMR)은 견조한 수요를 시현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2년 음식료 기업의 합산 매출 증가율은 6%대를 유지하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5% 내외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행업의 경우 해외여행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올해 안으로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UN은 2023년 이후에나 해외여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본 바 있다. 또 영업 네트워크 재건에 시간이 소요돼 일상 회복 후 정상 영업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 품귀'…글로벌 공급망 재편 본격화

각 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전방산업의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산업은 올해도 호조가 예상된다. 단, 지난해 자동차, 가전 등의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던 비반도체 품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4분기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넘으며 업황이 하락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언했지만, 지난해 내내 메모리반도체는 호황을 이어갔다. 지난 2018년 겪었던 과도한 다운사이클은 찾아오지 않은 셈이다. 이에 관련 업계는 반도체 업황을 끌어내릴 별다른 위험 요소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올해 D램 수요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33%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내년 파운드리 매출도 퀄컴·엔비디아·IBM 등의 주문 증가로 전년 대비 25% 증가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각국이 대규모 반도체 지원책을 펼쳤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과잉 설비투자로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에 따르면 각각 작년 미국은 반도체 인프라 건설·기술 개발 등에 130조원을, 중국과 유럽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각각 170조원, 67조원을 지원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관련 산업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자금 제공 등 1조5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반도체 품귀 지속의 여파로 올해 자동차 산업은 수급 불균형 문제가 지속, 차량 생산이 감소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생산 감소폭은 전년과 비교할 때 약 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에 따른 판매 차질로 업계의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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