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01.07 06:00

통신 외 사업 경쟁력 배가…디지털 혁신 '변신 시도'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통업계의 올해 키워드는 '탈통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탈통신' 선언은 본업인 통신을 그만 두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통신업을 바탕으로 하되 비통신사업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통신 업계는 이미 2010년에도 '탈통신'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변화가 생겼고 '탈통신'이 필요해졌다. 이통사의 지난해 3분기 무선사업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주저 앉았지만 신사업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이통사들은 올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디지털헬스케어 등 디지털 혁신 주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래 먹거리가 될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이프랜드 (사진제공=SK텔레콤)

◆'AI·메타버스' 주도권 잡아라…불붙은 고도화 경쟁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인공지능(AI)이 이통사들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AI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KT는 올해 AI컨택센터(AICC)를 중심으로 연간 3조원 규모의 AICC 시장을 정조준한다. 능동복합 대화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궁극적으로 '사람에 가까운 AI'를 현실화할 계획이다.

KT는  AI 원팀의 공동연구를 통해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나서 2022년 상반기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AI 및 SW공동 연구소'를 설립하고 초거대 AI 모델 공동 개발에 힘을 모은다. KT는 아마존과 손잡고 올해 초부터 AI 음성기술 공동개발을 추진해왔다.

SK텔레콤은 AI 서비스,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2025년 매출 목표 22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SK ICT 패밀리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상황을 고객의 상황에 맞게 통합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또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이프랜드는 M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지난 12월 누적 이용자 수 450만명을 넘어섰다. 이프랜드 내 메타버스 공간에서 K팝 스타 콘서트나 팬미팅도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글로벌 80여개국에 이프랜드 동시 론칭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프랜드 오큘러스퀘스트2, PC 버전 등도 출시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메타버스 컴퍼니(CO)장을 새로 임명했다. CTO는 이상호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 겸 11번가 대표가, 메타버스CO장은 양맹석 SK메타버스 사업담당이 맡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AI·메타버스 등 핵심기술을 고객서비스에 내재화할 것을 주문했다. 황 대표는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빼어남'에 집착하라"며 "AI·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 기술들을 실제 현업에 적용해 업무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KT는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클라우드·스마트팩토리·디지털 헬스케어에도 적극 

클라우드·스마트팩토리·디지털 헬스케어도 이통사들의 사활을 가를 키워드다. 

클라우드란 인터넷 상의 가상화된 서버에 프로그램을 두고 필요할 때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에 불러와 사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KT는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KT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7000여 기업·공공 고객을 확보하고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공공 전용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 와 맞춤형 고성능 DX인 '오픈스택 공공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1등 리더십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준비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전국의 발전소·중공업 등 업종별 대표 사업장에 U+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구축해왔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 시장 절반 이상을 선점할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U+스마트팩토리' 브랜드로 명명하고 12가지 솔루션을 재편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성과를 기반으로 'U+스마트팩토리'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오는 2025년까지 관련 매출을 7배 성장시키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통 3사는 디지털 헬스케어시장에서도 적극적이다.

KT는 생체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스타트업 제나와 함께 헬스케어 키오스크 사업을 시작한다. 키오스크를 통해 혈압, 혈당, 체지방 등 8종 이상 건강 데이터를 측정하고, 화상으로 상담이 가능하다. KT는 또 체외진단 전문기업 미코마이오메드,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 FDA로부터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 승인을 처음 받은 뉴로시그마 등과 손잡고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초 유전자 분석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에이트 디엔에이를 업그레이드했다. 의료기관 방문 없이 기업에 직접 의뢰해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을 수 있으며, 개인에게 필요한 건강 정보 및 운동상담사, 영양사, 유전자 분석전문가 등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일대일 상담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발굴을 위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협력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또 LG CNS, GC녹십자헬스케어와 손잡고 데이터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통사들의 사업 확대에도 속도가 붙었다"며 "헬스케어 기업과 이통사간 협업하는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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