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01.03 09:33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유통업계 수장들은 임인년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잇따라 발표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신동원 농심 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허영인 SPC회장이 내놓은 신년사에서 공통된 화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였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3개 영문의 약어로 기업이 달성한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기준을 뜻한다. 기업은 이익을 올려야한다는 1차원적 존재 이유를 지키면서도 사회공헌과 지속가능한 경영, 사회적 책임 실천에 보다 집중해야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개념이다. 대체로 환경 보호 및 안전 강화, 공정 및 복지 향상, 고객 및 주주가치 제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신동빈 회장은 임직원 한 명, 한 명이 ESG 활동을 스스로 내재화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신동원 회장은 "ESG경영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전사가 협력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고, 이해관계자와 적극 협력하며 ESG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구지은 부회장은 "기업의 ESG는 이제 보편적이고 당연한 의무"라고 밝혔고 허영인 SPC회장은 "탄소 감축과 리사이클 확대 등 친환경 활동과 소외계층 지원 강화에도 적극 나서 '프랜차이즈 ESG 경영'의 표준을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규정하며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가장 앞선 곳에서 미래 준비"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용기 있는 도전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을 강조했다. 이어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미래 관점의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 · 학연과 관계 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도전에는 빠르고 정확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역할 중심의 수평적인 조직구조로 탈바꿈해야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디자인, IT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역량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인용한뒤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인 도전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정용진 "'제1의 신세계 시대' 열 것"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규정하며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3일 '신세계그룹 뉴스룸'을 통해 발표한 2022년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제 1의 신세계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생각하라"라고 주문했다.

신세계그룹이 뜨거운 열정과 패기로 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등을 대한민국 유통사의 성공 신화로 써내려 왔듯,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도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올 한 해 임직원 모두가 뜨거운 심장으로 다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2022년은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 하는 원년"이라며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 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로의 온전한 피보팅만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세 가지 당부사항을 전했다.

정 부회장은 먼저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고객의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이 신세계에서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 역량을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적극적인 외부 인재·문화 수혈도 예고했다. 정 부회장은 "내부의 훌륭한 인재들을 육성하고, 우리에게 없는 장점을 가진 외부 인재와 그들의 문화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핵심 실천가치로 '발견'·'연결' 제시

현대백화점그룹은 새해 첫 업무일인 3일 그룹 전 계열사 1만 5000여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시무식을 진행했다. 기존 백화점 내 문화홀 등에서 진행하던 오프라인 형태의 시무식 대신, 사내 온라인과 모바일 그룹웨어(업무관리 프로그램)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비대면으로 실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과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 형태로 정지선 회장의 신년 메시지를 공유하기로 했다"며 "신년 메시지는 텍스트와 함께 동영상에 익숙한 MZ세대 직원들을 위해 광고 등에서 볼 수 있는 모션그래픽 기법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로도 게시됐다"고 설명했다.

정지선 회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임인년 새해 핵심적인 실천가치로 '발견'과 '연결'을 제시하며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찾는 '발견'과 내·외부 협력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우는 '연결'의 노력을 통해 '비전 2030'에 담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 써 나가자"고 밝혔다. 

 그는 "업종과 업태별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 확대로 산업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MZ세대가 주도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 속에 팬데믹까지 더해져 상시적 불확실성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며 "발견과 연결의 노력을 통해 주력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성장 방향성이 담긴 '비전 2030'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같은 것을 다르게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새로운 수를 찾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새로운 소비 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생기고,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외부 협력과 연결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내·외부의 경쟁적 경합 보다는 개방적 관점을 바탕으로 협력과 다양한 이업종간의 연결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서로 다른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기되는 다양성과 다름을 수용하면서 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제공=농심)

◆신동원 "미래 성장의 열쇠는 고객 가치 향상(VALUE UP)"

신동원 농심 회장은 3일 오전 그룹 임원 회의를 열고, 2022년 경영지침으로 '밸류 업'(VALUE UP)을 제시했다. 밸류 업이란 고객을 중심에 두고 경영활동을 펼침으로써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룬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과 동시에 '인생을 맛있게, 농심'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우며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될 것을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고객 가치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라며 새해에는 관행적 사고에서 탈피해 새로운 경영 체질로 전환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선 고객 중심의 마인드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으로 브랜드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한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 신규 사업을 세밀하게 가다듬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주력사업의 핵심가치를 확장하고 새로운 가치의 미래사업을 육성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며 이정표를 제시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신라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성장 가속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사진제공=아워홈)

구지은 "2022년 매출 2조원 달성하고 '1등 아워홈' 도약"

아워홈이 2022년 온라인 시무식을 열고 1등 탈환을 다짐했다.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올해를 매출 2조원 달성 원년으로 삼고 1등 아워홈으로 올라서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라고 새해 목표를 밝혔다.

구 부회장은 "과거 아워홈이 가진 혁신 DNA와 좋은 전통, 철학을 잊고 있던 지난 몇 년 동안 경쟁자들은 한발 앞서가고 있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쇄신을 통해 일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과거 아워홈이 동종업계 최초로 실시했던 개별 식기와 직화 조리법 도입, 센트럴키친형 생산시설과 최첨단 물류센터 구축 등을 예시로 들면서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단체급식·식자재 업계를 선도했던 '강한 1등 아워홈'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위해 소통과 협업의 조직문화 구축, 현장과 고객 중심 혁신 가속화, 위생 및 안전관리 강화,해외사업 확대 등 네 가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구 부회장은 "일을 시작하면 전쟁과 같이 치열하게 토론하되, 의사결정이 되면 모든 임직원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기업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모든 답은 현장과 고객에 있다’라는 사고와 마인드로 항시 무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관성적이고 안일한 업무 태도, 보신주의를 버리고 작은 일이라도 획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방안을 고민하고 차별화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를 내재화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는 동종업계 최초로 미국 공공기관 식음서비스 운영권을 수주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며 "미국, 폴란드, 베트남, 중국과 함께 올해는 새로운 국가로 글로벌 단체급식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며, 식품사업도 수출 역량 강화에 집중해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구 부회장은 "제가 취임하며 약속했던 회사, '구성원이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성과에 대한 최고의 보상을 해주는 회사'로 반드시 만들겠다"라며 "아워홈의 저력을 믿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강한 1등 아워홈으로 올라서자"라고 강조했다.

 

허영인 SPC회장 (사진제공=SPC그룹)

허영인 "글로벌 R&D 허브 체계 준비해야"

SPC그룹은 3일 국내 및 글로벌 법인 임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비대면 신년식을 진행했다.

허영인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과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품질 초격차, 기업문화 혁신, 프랜차이즈 ESG경영 등 세 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허 회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R&D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장기 연구기술 로드맵'과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R&D 허브 체계'를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과감한 기업문화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최적화 된 의사결정에 빠른 실행력이 더해진 SPC 만의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는 전 세계 7개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사업에 대한 ‘운영 효율을 극대화’ 하고, 국내 사업은 '내실 있는 성장'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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