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1.08 00:01
머크앤드컴퍼니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진제공=머크앤드컴퍼니)
머크앤드컴퍼니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진제공=머크앤드컴퍼니)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이르면 오는 13일 국내로 들어온다고 한다. 앞서 정부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100만명분의 먹는 치료제 가운데 일부가 반입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먹는 치료제가 국내 코로나 환자의 입원·사망 위험을 현격히 낮추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7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음 주에는 경구용치료제(먹는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온다"며 "신속히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화이자와 총 76만2000명분, 머크앤컴퍼니(MSD)와 총 24만2000명분 등 총 100만4000명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들어오는 먹는 치료제는 이 가운데 일부이며, 도입 날짜는 13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먹는 치료제 도입은 코로나19의 중증진행을 막는 효능이 있는 만큼 코로나 사망률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이번에 들여오는 화이자의 치료제는 입원·사망 위험을 88% 낮출 수 있고, 머크사 치료제는 입원·사망을 낮추는 확률이 30%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효능이 확인되자 세계 주요국은 먹는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두 치료제의 사용을 승인했고, 세계 주요 각국들도 속속 사용 승인과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1300만명분, 영국은 425만명분, 일본은 200만명분의 화이자 치료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27일 화이자사가 개발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한데 이어 또 다른 치료제 머크사의 '라게브리오'의 안정·효과성에 대한 추가 확인에 나서면서 치료제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건은 빠른 시일 내에 우리에게 필요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무엇보다 먹는 치료제를 만든 제약사측의 공급 능력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먹는 치료제는 이미 생산해 놓은 게 아니고 앞으로 만들어 배분할 예정이어서 서두르지 않으면 아주 늦은 시기에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화이자 제품의 경우 지금까지 계약을 마친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6~8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니 먹는 치료제 조기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치료제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치료제가 다소 남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히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 코로나 백신 도입처럼 늑장 대처한다면 계약 물량의 상당분을 제때 들여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만으로는 일상회복이 힘들다며 먹는 치료제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지난해 초 백신 확보에서 보여준 실패사례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만약 같은 사례가 반복된다면 국가도 아니다. 치료제의 충분한 확보와 함께 치료제가 들어왔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배분의 순위도 미리 정해둬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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