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3.16 11:30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사명에서 '삼성'을 떼고 '르노코리아자동차(Renault Korea Motors·RKM)'로 새롭게 출발한다. 2000년 르노삼성자동차가 출범한 이후 22년 만이다.

르노삼성은 16일 "새 사명을 르노코리아자동차로 확정하고 공식적인 변경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사명 변경은 삼성과의 브랜드 사용 계약이 만료됨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1995년 설립된 삼성자동차가 모태인 이 회사는 1997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다가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이 인수해 르노삼성자동차로 이름을 바꿨다. 르노가 인수한 이후에도 사명에 삼성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면서 인연을 이어왔지만 2020년 8월 삼성과 브랜드 사용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고, 상표계약 유예기간 2년이 다가오면서 사명에서 삼성을 뺀 것이다.

새 사명에는 르노코리아가 르노그룹과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인 동시에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사명 변경과 함께 2D 디자인의 새로운 태풍 로고도 새로 공개했다. 새 태풍 로고 디자인은 기존 태풍 로고의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태풍 형상을 이루어 내는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역동적인 선이 새로운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코리아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국내 소비자들 높은 눈높이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재정비해 한국 시장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라인업을 강화해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르노코리아는 길리홀딩그룹과 손잡고 내수와 수출용 친환경 신차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이달 초 취임 한 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이사의 다양한 신차 개발 이력이 르노코리아의 성공적 안착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 C(준중형)·D(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디렉터, 르노그룹 선행 프로젝트 및 크로스 카 라인 프로그램 디렉터 등 다양한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르노코리아의 새 출발 선언은 자동차 업계가 탄소배출 규제 강화 등으로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르노코리아가 친환경 신차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은 환영할 만 하다. 대전환의 시기에 르노코리아만 홀로 뒤처져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르노코리아가 넘어야 할 산도 너무 높다. 먼저 친환경차로의 전환에 따른 노사 상생관계를 구축이 시급하다. 노조와 회사가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일자리 자체가 급속히 사라지는 현실이 눈앞에 닥치고 있어서다. 지속적으로 줄어든 내수와 수출 물량 확대도 급선무다. 정부의 지원과 지역 사회의 응원도 필요하다.

르노코리아가 재도약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르노코리아가 자긍심을 가지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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