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6.20 12:20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반영한 '경제고통지수'가 21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밥상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으니 당연히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고통이 단시일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이에 따라 물가를 잡고 실업률을 개선하는 특단의 조치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김희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5월 경제고통지수는 8.4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5.4%)과 실업률(3.0%)을 더해 산출한 것으로, 5월 기준으로는 2001년(9.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경제적 고통은 커진다.

경제고통지수가 높아진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급등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걱정스러운 것은 가공식품 등 생활필수품 위주인 생활물가지수가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너무 올라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한층 더 배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실업률은 5월 기준으로 2013년(3.0%) 이후 가장 낮았다.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 직접 일자리 사업 조기 집행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고용 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다만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직접 일자리라는 점에서 서민의 고통을 반전시킬 상황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당분간 5%대의 고물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데 있다. 이로 인해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 16일 내놓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물가상승률을 4.7%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전망치보다 무려 2.5%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실업률은 작년(3.7%)보다 하락한 3.1%로 전망했다. 정부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경제고통지수는 7.8이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7.9)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민들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생활물가와 일자리뿐만이 아니다.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터무니없이 올랐고, 전셋값도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를 졸속 도입한 뒤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출금리도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다.

그야말로 서민들이 겪는 고통은 참담할 정도다. 당장 고물가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원자재 공급원 다변화 등 고물가의 장기화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국민들이 제대로 일할 진짜 일자리 창출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과 함께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게 되면 소득 기반이 저절로 늘어나 물가고에도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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