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6.25 00:05
김포공항에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 중인 비행기. (사진=뉴스웍스DB)
김포공항에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 중인 비행기.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김포공항과 일본 하네다공항을 잇는 항공노선 운항이 오는 29일부터 재개된다. 코로나19로 2020년 3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지 2년 3개월 만에 '하늘길'이 다시 열리는 것이다. 코로나로 닫혔던 노선이 다시 열린다는 것도 환영할 만 하지만, 양국의 수도를 오가는 이 노선은 양국의 인적교류에 상징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그 동안 꽉 막혔던 한일 관계 개선에도 상당한 파급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달 29일부터 일주일에 8회 왕복 운항하기로 일본 측과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수·토요일 각각 주 2회 김포~하네다 노선을 운항한다.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도 각각 주 2회씩 운항한다.

양국은 일단 노선을 복원한 뒤 수요 증가 추세, 항공사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운항 횟수를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만든 양국 교류의 상징적인 노선으로, 민간인의 왕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양국의 수도를 잇는 또 다른 노선인 인천~나리타 노선도 있지만 서울과 도쿄의 도심에서 멀어 김포~하네다 노선이 상용 수요가 높은 비즈니스 노선으로 각광을 받았다.

김포~하네다 노선 복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 4월 일본에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단의 제안으로 가시화됐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 등 일본 측 방문단과의 면담에서 운행 재개 의사를 표명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김포~하네다 노선이 재개되면 민간인의 왕래와 교류가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 정부가 입국자 격리 면제 등의 방역 조치를 완화했고, 일본 정부가 2년 2개월만에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입국을 재개하면서 양국의 하늘길이 넓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무비자 입국 또한 조만간 재개되면 양국 국민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 이전에는 무비자로 90일간 양국 입국을 할 수 있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비자를 받아야만 입국이 가능했던 불편이 사라지는 것이다.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는 2018년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확정하면서 얼어붙은 한일 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적교류가 활성화되면 악화한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어서다.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정부는 물론 민간에서도 한일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기류가 무르익고 있다. 마침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이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정말 잘 된 일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만나면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높다. 양국 정상의 만남과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모두 국익을 고려할 때 환영할 일이다. 여기에 양국의 현안을 논의할 기구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극단으로 치우치지 말고, 차분하게 여론을 모아 관계 복원의 돌파구를 찾았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