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7.14 18:03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정치를 하는 한 '이재명의 민주당'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
"이재명 당 대표 되면 反·非이재명 세력은 당내에서 고사될 것…분당도 쉽지 않아"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2월 15일 현직 지자체장이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희귀한 일이 발생했다. 조광한(64세) 전 남양주시장 얘기다. 이로 인해 조 전 시장은 올해 2월 15일부터 4월 11일까지 법정구속으로 인한 직무정지 상태로 있다가 4월 12일 보석으로 석방됐고 남양주시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지난 6월 30일까지 시장직을 수행하다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7월 1일에 취임하면서 일상으로 돌아왔다.

지난 3월 18일 남양주 시민들은 당시 조광한 남양주시장을 위한 서명서와 탄원서를 22일 동안 3만 부 이상을 받아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하며,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빠른 석방과 업무복귀를 호소했다. 이처럼 조 전 시장을 두고 내려진 법원의 판단과 남양주 시민들의 인식의 간극은 그야말로 천지차이였다. 당시 상당수의 남양주 시민들은 "조 시장이 권리당원 모집을 지시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조 시장의 빠른 석방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피력했다.

어째서 이 같은 간극이 발생한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과 함께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삶의 철학'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모처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의원과 '앙숙'으로 알려졌는데, 사이가 나빠진 계기는 무엇인가.

"그건 남양주 진접선 연장 구간에 대한 분담금 때문이었다. 4호선이 당고개역에서 남양주시 진접역까지 연장됐는데 그것을 하신 분이 박기춘 민주당 전 의원이다. 박 의원이 밀어붙여서 국가 시행 광역철도로 바꿔놓은 것이다. '도시철도'와 '국가 시행 광역철도'는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해, 도시철도는 지자체의 분담금이 많고 국가시행 광역철도는 국비 지출이 많게 돼 있다. 정확한 수치는 지금 기억을 못하는데, 지자체가 주관하는 도시철도의 경우는 공사비의 80%를 국비에서 충당한다면, 국가 시행 광역철도가 되면 90%를 국가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총 공사비의 10%만 지자체가 부담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런 식이다보니 지자체 입장에선 '국가 시행 광역철도'로 지정되는 게 유리한 것이다. 게다가 '도시철도'의 경우는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분담금이 3대 7인데 이것을 '국가 시행 광역 철도'로 하게 되면 경기도와 남양주 시의 분담금이 5대5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도시철도가 아닌 국가 시행 광역철도로 하기로 변경 결정되면서 조건 자체가 바뀐 만큼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5대5로 비용 분담을 해야 한다는 게 내 주장이었고,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애초에 3대 7로 돼있던 것이니 경기도는 총 건설비의 30%만 부담할테니 남양주시가 70%를 부담하라고 나온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끝까지 우겨댔는데 그때 이재명의 태도가 눈에 많이 거슬렸다. 그는 안하무인적인 태도는 물론이고 자신이 마치 내 상관이라도 되는듯이 굴더라. 경기지사와 남양주시장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인데 이재명은 나이도 어린 사람이 자신이 무슨 내 상관이라도 되는듯한 태도를 보이더라. 여기에서 1차로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내가 버티는 것은 남양주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개통이 늦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내가 그게 싫어서 남양주시가 420억원을 더 부담하기로 했던 것이다. 민생이 우선이라서 받아들인 것이지 이재명이 옳았기 때문에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내가 양보해서 엄청난 금액을 더 부담하기로 결정됐으면 이재명이 '조 시장님이 결단을 크게 내려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측면에서 적절한 방식으로 남양주시에 환원해 드리겠다'고 나와야 정상적인 것인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이 장면에서 내가 이재명의 인간성을 보게된 것이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 도중 이재명 민주당 의원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 도중 이재명 민주당 의원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2만5000원짜리 커피상품권 때문에 경기도로부터 감사받았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

"남양주시 공무원 10명과 보건소 직원 10명 등 총 20명에게 업무로 고생했다고 내가 업무추진비로 1인당 2만5000원 짜리 커피쿠폰을 돌린 것을 당시 이재명 지사가 문제 삼은 사건이다. 당시 경기도 감사실은 예산을 목적 외로 사용해 특정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남양주시 팀장급 공무원 A씨의 중징계를 의결했는데, 결국 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경비를 사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재명에 대해서 그동안은 참아왔는데 깜도 안되는 일로 이재명이 나와 남양주시 직원들에게 잊을 수 없는 모욕과 상처를 남긴 것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중도성향'인 듯 한데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는. 

"처음에 민주당으로 입당을 하긴 했다. 사실 민주당에 계속 있었던 것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에 계속 있었던 것이다. 특히 문희상 전 의장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었다. 문 의장이 도움을 청해서 문 의장과 같이 하게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때 민주당에서 활동하게 된 것이고 이후 당시 '노무현 의원을 대통령으로 한번 만들어봐야겠다'해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사실 나의 정치성향은 중도다. 그런데 누구나 그렇듯이 일개인 속에는 진보의 부분도 있고 보수의 부분도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그건 정책적 사안마다 다른 것이다. 다만 그런 속에서도 내가 극도로 싫어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실천력이 확보되지 않은 채 입으로만 나불 대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진짜 싫어한다. 아무리 이상이 좋고 그 방향이 옳고 그것을 꼭 만들기도 해야 되지만 현실이 그걸 따라가 줄 수가 없다면 그것을 가지고 떠드는 자들을 제일 싫어한다. 일례로, 우리 아이가 반에서 30등 밖에 못하는데 그런 현실을 무시하고 네가 왜 서울대학교를 가야 되는지를 역설하는 사람하고 똑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그건 아무 의미가 없는 짓이다."

-왜 이재명 의원 저격수가 된 것인가.

"분명히 해둘 것은 내가 민주당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을 불신하는 것이고 혐오하는 것이다. 이재명 같은 사람이 국가의 리더가 된다면 그것은 국가적으로 재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런 식의 팬덤정치의 비극적 종말을 너무나 많이 봐왔다. 히틀러나 차베스 등 포퓰리스트들의 선동주의와 달콤한 정책으로 인해 국가가 망한 사례가 많다. 나는 그런 인물군에 이재명이 속해 있다고 본다. 

민주당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하지만 현재의 민주당은 이재명에 의해 접수된 민주당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대두됐을 때부터 이재명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했고 '계양을에서 당선되고 난 다음에 당 대표 출마할 거다'라는 얘기를 이미 지난 3월에 내 주변의 사람들한테 얘기했다. 

이재명은 염치가 없다. 물론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염치가 없다. 소신과 염치를 구분을 못한다. 염치 없는 것을 자기의 소신이라고 얘기하는 정치인들도 꽤 많다. 이재명은 그냥 권력에 대한 집착증으로 똘똘 뭉쳐 있는 자일 뿐이다. 내가 지난번 나의 탈당의 변에도 썼지만 지금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이 살아있는 민주당이 아닌거다. 지금은 그야말로 '이재명의 민주당'인거다. '이재명의 사당화된 민주당'이라고 보고, 민주당에서 이재명을 추종하는 무리들은 다음번 선거 때 민주당 공천을 받아서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일 뿐이다. 한마디로 '취업 준비반'이라고 본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진지하게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13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진지하게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가까운 장래에 민주당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된다고 본다. 친이재명계는 다 살고 반(反)이재명·비(非)이재명계들은 다음 총선 때 전부 공천 탈락할 것으로 본다. 이재명이라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잔인한 사람이다. 이를테면, 조폭에게 무슨 인정이나 온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마치 그런 격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은 그냥 사채업자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채업자들은 자신의 이익 앞에 대부분 잔인하다. 따라서 반(反)이재명·비(非)이재명계들은 공천 배제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고난 다음에 변신에 능한 사람들은 이재명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몇 사람이 살아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기본적으로는 거의 다 내쳐질 것이라고 본다."

-이재명이 당권 잡게 될 경우 민주당이 분당된다고 보나. 

"이재명에게 동조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겠다면서 뛰쳐나올 수 있는 그런 용기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또 그런 구심점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민주당의 분당이 쉽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반(反)이재명·비(非)이재명계들은 거의다 당내에서 고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세간의 소문처럼 이재명이 8월 초나 8월 중순 혹은 좀 늦으면 8월 말쯤에 구속될 가능성도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공정하고 당당하게 수사해서 사법처리하겠다는 전제가 깔려있을 경우의 얘기다. 그렇게 된다면 8월에 구속되겠지만 만일 정치적 고려를 한다면 이재명을 살려놓고 가는 게 나을지 아니면 구속시켜놓고 가는 게 나을지에 대해 정무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정무적으로 판단해서 구속 시점을 선택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조광한의 정치철학'은 한마디로 무엇인가.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국민을 위한 정당은 없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잡거나 아니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정당은 있어도 정말로 국민을 위한 정당은 없다고 본다. 다만 정당이라는 배경을 업지 않으면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정치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냥 편의적 입장에서 정당을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정당 소속의 정치인이 됐을 때는 가급적이면 그 정당의 가치에 부합되게는 정치를 해야 된다. 그런데 그 정당의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국가의 미래이고 국민들의 염원이 더 우선돼야 한다. 

'조광한표 정치 철학'은 '약자에 대한 배려'라 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평생의 가치와 신념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는 첨예한 경쟁 사회인데 경쟁의 질서 속에서 강한 사람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강한 사람들에게서는 양보를 이끌어내야 되고 약한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불어 넣어줘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이재명 식의 야바위 내지는 사기치는 레토릭'이 아니라 조광한의 방식은 가슴으로 움직이는 약자에 대한 배려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현재는 무소속인데 향후 당적을 어찌할 것인가.

"어느 시기가 되면 당적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말해 이재명이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민주당으로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약속드린다. 

혹시라도 민주당의 구조가 싹 개편이 돼서 젊고 참신한 새로운 인물들로 재구성됐다든지 그렇다면 몰라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입당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64년을 살아온 철학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내 철학으로 봤을 때 이재명은 '사회적 암덩어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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