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8.13 00:01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이 수해를 입은 전자제품을 무상점검·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이 수해를 입은 전자제품을 무상점검·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수도권과 경기·강원·충청권 등 중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광복절인 15일 이후 새로운 비구름대가 만들어지면서 또 다시 폭우가 내릴 전망이다. 이 비는 지난 8일 집중호우 때만큼의 양은 아니지만 비슷한 강도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수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또 다시 폭우가 내리면 그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진하면서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재차 올려 보내 14~15일 중국 북부지역과 중국과 북한의 접경에 다시 정체전선이 만들어지겠다. 이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16일엔 중부지방에 또다시 영향을 주고 17일에는 남부지방에 영향을 미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 정체전선이 최근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처럼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16일 정체전선상 대기 불안정 정도가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시간당 141.5㎜ 비가 내렸을 때와 비슷하거나 심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8일 내린 집중호우와 비교해선 전체 강수량은 적고 시간도 짧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내리는 비의 양은 앞선 집중호우와 비슷하거나 많을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상청의 당부다.

16~17일 형성하는 정체전선의 이동은 지난 집중호우 때보다 빨리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선 집중호우 때는 캄차카반도 쪽에 자리한 고기압이 대기의 동서 흐름을 막아 정체전선이 우리나라에 오래 머물렀지만, 이를 가로막는 '블로킹' 현상이 13일을 전후로 해소될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 호우로 인한 피해복구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물폭탄'이 쏟아진다고 하니 한숨이 나온다. 특히 이번 비는 비 피해가 누적된 상태에서 내리는 만큼 피해는 오히려 클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내린 호우로 12일 오전 6시 기준으로 13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은 6229명이며, 이 가운데 주택 파손·침수 등의 피해를 본 이재민이 1492명이고, 피해 우려로 일시 대피한 사람은 4807명이다. 농작물 침수 면적은 여의도 면적(290ha)의 3배인 878.5ha에 이른다. 가축은 8만6552마리가 폐사했다. 곳곳에서 교통이 끊겨 마을 전체가 고립된 곳도 있고, 우회 도로마저 유실돼 농산물 출하 등이 중단된 곳도 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수해 복구다. 큰 비가 또 다시 오기 전에 만사 제쳐놓고 수해 복구와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습침수지역의 하수구 배수 실태와 축대·노후가옥 등 붕괴 위험시설물, 하천제방·산간절개지·공사현장 등 피해를 키우는 제반 요인들에 대한 점검을 서둘러야 한다.

재난관리는 예방과 재발 방지가 기본이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지만, 사전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지금은 집중호우로 인한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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