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8.19 12:26
맥도날드 햄버거 (사진제공=맥도날드)
맥도날드 햄버거 (사진제공=맥도날드)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곡물·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한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햄버거 업체들의 'N차 인상'이 시작됐다. 1년도 안 돼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버거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버거플레이션(버거+인플레이션)'이라는 말도 생겨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오는 25일부터 68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4.8% 인상한다. 올해 2월 30종류 메뉴의 가격을 각각 100~300원씩 올린 이후 6개월 만에 또 다시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다.

메뉴 별 가격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 오른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더블 불고기 버거' 단품은 4400원에서 4500원으로, '빅맥' 단품은 4600원에서 4900원으로 조정된다. 그밖에 디저트, 음료, 스낵류 등도 가격 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가격 조정 후에도 주요 인기 버거의 세트 메뉴는 점심 할인 플랫폼 '맥런치'를 통해 정가 대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맥도날드 측은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같은 국내외 제반 비용의 급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조정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햄버거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는 맥도날드뿐만이 아니다. 작년 말 또는 올해 초 이미 가격을 한 차례씩 올린 버거킹,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도 연이어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올해 1월 메뉴 33종의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던 버거킹은 지난 7월 29일 46종 메뉴의 가격을 평균 4.5% 추가로 올렸다. 이에 따라 버거킹 대표 메뉴인 와퍼는 6400원에서 6900원으로, 와퍼 세트는 8400원에서 8900원으로 각각 500원 올랐다.

롯데리아도 지난해 12월 60여 종의 제품의 가격을 평균 4.1% 인상한데 이어 올해 6월에는 81종 메뉴의 가격을 평균 5.5% 추가 인상했다. 지난 1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던 KFC도 지난 7월 12일 200~400원 추가 인상했다. 맘스터치도 지난 4일부터 총 50종의 제품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2월 37종의 가격을 올린 지 6개월 만이다.

가성비가 좋아 관심을 끌고 있는 노브랜드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12월 버거 제품 가격을 평균 2.8% 올린 바 있는 노브랜드는 지난 18일부터 버거, 사이드 메뉴, 음료 등 40여종 판매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노브랜드 버거 대표 메뉴 NBB 시그니처 판매가격은 3700원에서 4000원으로, 그릴드 불고기는 2200원에서 2500원으로 300원 인상됐다.

문제는 이런 가격인상 바람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무엇보다 밀가루, 식용유 등의 가격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유업계까지 가격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당분간 N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년도 안 돼 가격을 두 차례나 올린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벼운 한 끼'를 생각하던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점점 무겁게 만들고, 끌어올린 버거값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걱정이다. 외식가격을 못 잡으면 모두가 힘들어진다. 어떻게든 가격인상을 억제하도록 해야 한다. 고삐가 풀리기 전에 좀 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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