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9.21 00:05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8월 자카르타에서 대면 '마스터클래스' 열어…'글로벌 피아노 연주 심리지도자 과정' 오픈 예정

김민정 피아니스트가 '피아니아 콘서바토리'(피아니스트를 위한 인생학교)속에서 줌(ZOOM)을 통해 레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김민정 피아니스트가 '피아니아 콘서바토리'(피아니스트를 위한 인생학교)속에서 줌(ZOOM)을 통해 레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칼럼니스트, 연주 평론가인 김민정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객원 교수는 언뜻 생각하기엔 불가능할 것만 같은 '비대면 피아노 레슨'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더군다나 미국, 독일, 이탈리아의 피아노과 교수들이 교수진으로 참여하고 있고 해외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면 이는 국위 선양의 차원에서도 주목할만한 일일 것이다. 피아노를 비대면으로 가르친다는 점도 특이하지만 교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어려움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난제를 극복하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평가가 적잖다.

김 교수는 아시아 지역의 유명세에 힘입어 8월에는 인도네시아 교육 기업의 초청을 받아 자카르타 현지에서 '마스터클래스'(음악계의 유명한 전문가가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까지 열었다. '교육 콘텐츠의 수출'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런 김 교수를 지난 19일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피아니아 콘서바토리 글로벌' 교수진.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앤서니 시아치오(이탈리아 시칠리아노 트라파니 음악대학 교수), 다니엘 샤피로(미국 클리블랜드 음대 교수), 델로코 라트코(독일 및 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 강의 및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지에서 마스터클래스), 타미 워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음대 학장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피아니아 콘서바토리 글로벌' 교수진.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앤서니 시아치오(이탈리아 시칠리아노 트라파니 음악대학 교수), 다니엘 샤피로(미국 클리블랜드 음대 교수), 델로코 라트코(독일 및 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 강의 및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지에서 마스터클래스), 타미 워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음대 학장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외국 학생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유튜브로 하는 것이 가능한가. 

"유튜브를 통해서는 아니고, 줌(Zoom)이라는 앱을 통해 피아노 레슨을 한다. 배우는 학생들은 외국 학생들의 경우 모든 연령층에게 오픈돼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20대 이상이고 그 위로는 나이 제한을 두지 않았다. 

애초에 줌을 통해 피아노 교육을 할 수 있겠다는 구상을 한 것은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 대면 피아노 레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20년에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 간 화상 대화 시간이 늘어난 것에 착안, 글로벌 온라인 마스터 클래스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스스로도 피아노의 특성상 비대면 수업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진행하면서 보니 손이 피아노 건반의 어디를 치는지가 눈에 들어오는데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워낙 속도도 좋고 화질도 뛰어나서 비대면 수업이 가능하더라. 그래서 용기를 갖고 시작하게 됐다.

석사 시절 은사님이신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대학의 다니엘 샤피로 교수님과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타미 워커 교수님을 영입하면서 지난해 3월에 '피아니아 콘서바토리'의 국제화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중에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먼저 협업을 제안해주셨고, 심층 면접을 통해 독일의 라트코 교수님과 이탈리아 시칠리아 음악대학의 앤서니 교수님이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에 나와 함께 해외 교수님 네 분 및 오랜 음악적 동료인 김희정 과장 교수님과 나의 제자 중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김성환 교수님까지 총 일곱 명의 교수진이 한 학기에 한번 씩 온라인 ZOOM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피아노 전공자들로 구성돼 행정적인 일을 담당하고 계신 직원분들이 총 다섯 분이 계시다. 피아노 전공자들을 직원으로 한 이유는 피아노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 있어야 이를 토대로 하는 행정도 가능하기 때문이어서 그렇게 구성한 것이다." 

2022년 8월 7일 자카르타, '비나 뮤직' 초청 공개 레슨 장면(대면 강의 및 대면 레슨). 그간 줌으로만 만났었던 학생들과의 대면 만남과 강의 장면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2022년 8월 7일 자카르타, '비나 뮤직' 초청 공개 레슨 장면(대면 강의 및 대면 레슨). 그간 줌으로만 만났었던 학생들과의 대면 만남과 강의 장면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당초 어떻게 피아노에 입문하게 됐나.

"초등학교 2학년 때인 아홉살의 나이에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피아노 학원에 갔다. 그런데 피아노를 쳐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나의 신체가 피아노를 전공하는데 아주 이상적으로 손도 굉장히 크고 키나 골격도 피아노에 최적화 돼 있다는 피아노 학원 선생님의 권유에 피아노 전공을 고려하게 됐다. 실제로 내 손을 보면 보통 사람들은 '도에서 도'까지만 건반이 눌러지는데 반해 나는 '도에서 파'까지 한 손에 건반이 들어온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무대 공포증이 없는 편이다. 피아노 연주를 위해 무대 위에 서면 위축되거나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하는 체질을 가진 분들도 계시지만, 다행히 나는  그렇지 않은 편이었다.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게 물론 긴장은 되지만, 그 보다는 기쁜 마음이 훨씬 더 컸다. 그래서 그런 기질이 피아노를 전공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또한, 나의 애초의 꿈은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작가였다. 그래서 지금도 사실 칼럼을 쓰고 있고 연주 평론도 하는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피아니스트이지만 어린시절 '작가의 꿈'도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적 상상력과 더불어 여러가지 인문학적 소양이 바탕이 돼야 피아노도 더 잘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민정 교수의 귀국 20주년 기념 세미나. 외국 글로벌 학생들과의 '피아노연주심리지도법' 강연(영어 강연)이다.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홍콩, 자카르타, 대만을 한번에 연결한 장면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김민정 교수의 귀국 20주년 기념 세미나. 외국 글로벌 학생들과의 '피아노연주심리지도법' 강연(영어 강연)이다.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홍콩, 자카르타, 대만을 한번에 연결한 장면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글로벌 피아노 연주 심리지도자 과정'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들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피아노를 전공한다 해서 다른 인문학적 소양이 바탕이 안 돼 있으면 피아니스트로서도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심리학, 철학, 예술, 인문학을 연계해 집약시킨 전문 심화 과정 '피아노연주심리지도자 과정'도 생각하게 된 것이고 이것이 글로벌 과정으로 새롭게 오픈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현재 운영 중인 '피아노연주심리지도자' 과정은 2급과 1급, 그리고 전문가 과정으로 이론, 실습, 통합의 세 과목을 통합한 총 3년 6개월 과정이며 한 학기에 12주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오픈하게 된 '글로벌 피아노연주심리지도자' 과정은 한 학기에 6주로 축약해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국내 과정은 이론과 실습 교수님들이 따로 계셨지만, 글로벌 과정은 각 나라별 시차와 ZOOM으로만 운영될 예정이기에 제가 이론과 실습을 통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한 분의 교수님을 초빙해서 함께 강연할 계획이다. 

내 주변에서 보면 피아노 전공자들이 전공과는 무관하게 변호사, 회계사, 어학 강사를 하는 일도 많고 그와는 반대로 '아마추어'로 피아노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해서 결국에는 놀라운 피아노 실력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꽤 많다. 피아노 전공생이 아니더라도 이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8월 22일 출간한 '지상공개 레슨집'이다. 한글판과 영문판이 묶여져서 1세트다. 한글판은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숨겨진 피아노 소품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발간됐고 또 다른 하나는 영문판으로 Great Composer's Secret Piano Pieces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지난 8월 22일 출간한 '지상공개 레슨집'이다. 한글판과 영문판이 묶여져서 1세트다. 한글판은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숨겨진 피아노 소품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발간됐고 또 다른 하나는 영문판으로 Great Composers' Secret Piano Pieces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지상공개 레슨집'을 출간했다던데 어떤 교재인가.

"피아노 연주를 위한 교재들은 시중에 많고도 많다. 하지만, 혼자서 피아노 연주를 할 때 감정을 살려서 멋진 연주를 하려면 어떤 음악적 표현이 필요한지 알려줄 선생님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난 8월 22일에 발간한 것이 '지상공개 레슨집'이다. 하나는 한글판으로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숨겨진 피아노 소품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발간됐고 또 다른 하나는 영문판으로 Great Composers' Secret Piano Pieces라는 제목의 책이다. 특히, 영문판은 해외학생들이 원할 경우에는 해외배송 주문도 받고 있다. 

이 책들은 내가 오랜 세월동안 연구한 피아노 연주법과 교수법 그리고 현장 강의를 통해 발견한 위대한 작곡가들의 보석 같은 소품들을 엮은 것이다. 피아노 연주자가 독학으로 주옥 같은 피아노곡들을 연주하려 할때 이 책들을 보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소감과 향후 특별한 활동계획은.

"2002년에 오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지도 벌써 20년이나 됐다. 귀국해 현재까지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현장에 나가 수많은 학생들과 만나며 교육자로서 열정을 펼쳤던 때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제자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켜보며 많은 보람을 느꼈다. 항상 한결같이 함께해주고 있는 제자들을 볼 때면 더 애틋하고 이제는 가족 같은 생각도 든다. 오랜 시간 함께 음악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제자들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항상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와 함께 나의 귀국 20주년을 기념한 음악회가 내년 1월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다. 한국과 외국을 연결해 개최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밖에도 2024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제 여름 마스터 캠프' 등을 열 계획이다. 이 역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민정 교수가 운영하는 피아노 레슨 학교의 주요 핵심 임원진들과 함께 자카르타 초청 마스터클래스를 위해 출국하는 장면. 왼쪽부터 계수란 사무과장, 고소라 팀장, 조연정 사무처장, 양효준 사무국장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김민정 교수가 운영하는 피아니아 학교의 주요 핵심 임원진들과 함께 자카르타 초청 마스터클래스를 위해 출국하는 장면. 왼쪽부터 계수란 사무과장, 고소라 팀장, 조연정 사무처장, 양효준 사무국장이다. (사진제공=김민정 교수)

'피아니스트 김민정 교수'는 피아니스트, 저자, 평론가,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경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국립 음대 최고 연주자 디플롬을 취득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미네소타 주립대에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전액 장학생 및 최우등으로 졸업했고 실기 수석인 '테드맨 뮤지션'를 수여받았다. '러시아 페테르부르크·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 음악제' 초청 연주, 미국 슈베르트 협회 초청 독주회 및 인터뷰, 독일 함부르크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 및 독일 뷔르츠부르크 음악 캠프 주관, 피아노연주심리지도법 국내 최초 개설 및 자격증·등록 및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미친선교류 음악회 협연도 했다.  

가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문연주자과정 주임 교수와 서울 한영대학교 겸임 교수 및 평생교육원 피아노과 주임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객원 교수로 있다. 피아니스트를 위한 인생학교 '피아니아 콘서바토리' 대표이기도 하다. 한국피아노연주심리지도협회, 법인산하피아니아협회 PCM 국제 피아노 콩쿠르 대표, 법인한국음악평론가협회 이사 시티필하모니 전국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 미네소타 컨템퍼러리 앙상블(MCE)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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