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9.30 11:39
김포공항에서 승객들이 여객기 탑승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남희 기자)
김포공항에서 승객들이 여객기 탑승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남희 기자)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내일(10월 1일)부터 입국 1일차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가 없어진다.  입국자 격리의무 해제, 입국 전 검사 해제에 이어 나온 이번 조치로 국내 입국 관련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30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10월 1일 0시 입국자부터 입국 후 1일 이내 PCR 검사 의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규제를 개선한 이유로는 해외 유입 확진율이 지난 8월 1.3%에서 9월 0.9%까지 감소했고, 우세종인 'BA.5' 변이의 치명률도 낮아졌다는 점을 들었다.

정말 잘한 조치다. 입국자들이 겪는 불편과 비용부담에 비해 방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일찍 폐지해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입국 후 PCR 검사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전체 입국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입국 외국 여행객의 절반 이상이 검사 결과를 등록하지 않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자연 감염 또는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를 보유한 국민이 97%에 달한다는 것과 현재 입국 후 PCR 검사를 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라는 점도 PCR 검사를 폐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항체 보유 국민이 많고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19가 재유행했던 시기에도 입국 전후 검사 규제를 폐지했거나 자율로 전환했는데 우리만 유이하게 유지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해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류 열풍과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선 환율 덕으로 한국을 찾으려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방역 규제가 이들의 발길을 막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어 고무적이다. 지난 1월 8만9754명이던 외국인 입국자가 6월 22만7713명, 8월 33만5958명으로 늘었다. 이번 조치로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라는 게 관광업계의 전언이다.

해외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도 입국 후 PCR 검사 해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외를 오가는 우리 국민에게 과도한 불편과 부담을 해소해 주기 위해서라도 방역체계 변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인이 된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국가들이 무비자 입국 등 입출국 규제를 풀면서 지난 7월 출국한 여행객은 67만명으로 1년 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오는 11일부터 개인 여행 허용과 무비자 입국 제한을 폐지하는 일본의 경우는 항공권을 구하기 힘들 만큼 여행객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코로나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욕구가 폭발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7월까지 여행수지 적자는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4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여행수지 적자마저 커지면 곤란하다.

해외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해외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는 게 여행수지 적자를 줄이는 지름길이 될 수밖에 없다. 마침 해외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해외관광객에게 높은 장벽이었던 PCR 검사 폐지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런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광전략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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