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2.10.30 08:09

이태원 10만여명 운집…미끄러 넘어졌는데도 사고 모르고 사람들 계속 들어와

인명 사고가 나기 직전의 이태원 해밀턴 호텔 주변의 상황. (사진=페이스북 캡처)
인명 사고가 나기 직전의 이태원 해밀턴 호텔 주변의 상황. (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29일 오후 10시 20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10만여명이 몰린 가운데 대규모 압사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119-7번지 일대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29일 밤에 발생한 사고로 30일 오후 9시 현재 총 154명이 숨지고 132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304명이 숨진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사고는 3년 만에 '노 마스크'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분위기가 절정에 치닫던 밤 10시 20분께 서울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호흡곤란 신고가 81건 접수돼 호텔인근에서 수십명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파가 집중되면서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옆 길기 40m, 폭 3.2m의 짧고 좁은  내리막길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좁은 길에서 앞서던 사람들이 넘어졌고, 이어 뒤따르던 사람들도 도미노처럼 차례로 넘어지면서 겹겹이 쌓여 압사 당했다.

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소방 인력들도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대 교통통행을 제한한 11시경에 드러난 현장의 모습은 참혹하다는 표현 그대로 였다. 

소방관들이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장에 시민들도 쓰러진 사람들을 향해 가슴을 압박하고 팔다리를 주물렀다. 주변에서는 울음과 비명소리가 뒤섞였다. 비좁고 경사진 이태원 뒷골목에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이 넘어진 순간에도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 것이 대형 압사 참사를 낳았다.

구글지도에 표시된 사고 현장.
구글지도에 표시된 사고 현장.(사진=구글지도 캡쳐)

소방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지점인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턴 호텔 인근 뒷골목과 클럽까지 3차 수색을 마무리했다.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은 6시 30분 브리핑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 2명이 사망자로 전환돼 사망자 149명, 부상자 76명으로 총 사상자는 225명"이라며 "피해자 대부분이 10~20대이고, 외국인 사망자는 2명, 부상자는 15명"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4시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 실종자 접수처를 마련했다. 경찰은 과학수사팀을 동원에 사망자의 신원 조회 절차에 나섰으며, 신원이 확인되면 일괄적으로 가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사고 수습에는 소방대원 507명, 경찰 1100명, 구청 인력 800명 등 2421명이 동원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청을 중심으로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강조하고 경찰에도 "인명구조 지원, 차량과 인원 등에 대한 신속한 질서유지 등을 통해 인명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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