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11.14 12:00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지난해 역대 최고(27.2) 수준을 기록했던 청년층 체감경제고통지수가 올해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여전히 높아 근본적으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활용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로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층(15~29세)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이어 60대(16.1)가 그 다음 높았고, 30대(14.4), 50대(13.3), 40대(12.5) 등의 순이었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가늠하기 위해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지표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것에 소득증가율을 빼서 산출한다. 고통지수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실업률이나 물가상승이 커져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경제고통지수를 기반으로 해 연령대별 체감실업률과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합한 수치다.

실제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극심해진 물가상승과 실업률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먼저 올해 상반기 청년층이 체감한 물가상승률은 5.2%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10배 수준에 달했다. 청년층이 물가상승을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체감한 원인으로는 이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의 가격 상승이 꼽혔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개선되지 않은 점도 고통지수를 높인 요인이 됐다. 2017~2020년 배출된 대학졸업자는 223만4000명인데 반해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로 절반에 그치면서 청년들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코로나 전에 비해선 낮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선 여전히 높았다.

우려스러운 것은 청년들의 고통지수가 높아진 가운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재무건전성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4년간 29세 이하 청년층의 부채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증가율(24.0%)의 2배에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이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청년층은 코로나19로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혹독한 시련기를 보냈는데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오른 소비자물가와 금리상승으로 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의 미래인 청년층의 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청년고용을 가로막는 걸림돌부터 없애야 한다. 그것도 정치권과 관계 기관이 힘을 합쳐 청년 고용확대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있다. 현재의 청년층 고용위기는 포퓰리즘 발상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실질적인 대책이 없으면 그야말로 '백방이 무효'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청년이 무너지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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