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3.01.07 06:05

민간소비 위축에 생보사 수입보험료 성장 부진 지속
손보사, 장기보험·일반보험 힘입어 안정적 외형 성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서민들의 지갑이 팍팍해지면서 가계 소비를 줄이기 위해 보험 해지를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보험업계는 올해 역성장 위기감이 연초부터 높아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은 올해 수입보험료 성장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보사들의 평균 수입보험료는 2019년 5.8%, 2020년 2.0%, 2021년 -0.6%로 매년 급감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수입보험료 증가율도 -3.8%일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과거 역성장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0.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생명보험사의 해약 환급금은 지난해 6월 3조원에서 8월 4조1000억원, 10월 6조원으로 증가 추세다. 경기침체로 인해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끼거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대체 투자상품이 쏟아지면서 보험계약해지에 따른 환급금이나 보험계약대출금이 다른 대체투자상품에 유출되고 있다"며, "보험사들은 역성장과 기존계약의 해지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밝혔다.

민간소비 여력이 위축됨에 따라 신규 가입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시중금리 상승으로 저축성 보험 금리 매력은 낮아졌고, 증시 부진 등으로 변액보험 보험료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보험료 유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해약환급금 부담이 증가하면서 운용자산 증가세 역시 과거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금융자산 처분·평가이익이 감소하고 운용자산 내 손상 발생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어 투자영업 부문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 선임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신제도 도입 시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인한 자본확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은 일부 보험사의 경우 자본성 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배당 부담이 높아 유보 가능 이익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해보험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상해·질병보험을 중심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마련돼 있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손보사 원수보험료는 2019년 5.0%, 2020년 7.0%, 2021년 5.3%다. 지난해는 5.6%, 올해는 3.9%로 전망됐다.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구 고령화, 성숙기에 진입한 산업단계 등 구조적 요인이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경제활동 정상화되면서 차량운행량, 의료서비스 이용량 등이 늘어난 점도 올해 손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지속적으로 고객 유입이 이어질 것이란 희망적 전망도 있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소폭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또 일반손해보험은 책임보험 시장 확대와 신규 리스크 담보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올해 새 회계 기준인 IFRS17이 도입됐다. 이에 맞춰 자산과 부채의 시가평가를 토대로한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가동됐다. 보험계약부채는 평가시점의 기초율에 기반해 시가평가된다. 수익 인식 기준도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변경된다. 

보험사들은 이익의 원천이 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최대한 확보하고 K-ICS가 요구하는 재무건전성 확보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김한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손해보험 산업은 장기보험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과 일반보험 시장 확대 등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외형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IFRS17 도입 이후 보험영업 부문 이익창출력에 대한 비교가능성이 제고되면서 보험영업 부문 이익창출력이 높은 보험사는 그렇지 않은 보험사에 비해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ICS 도입으로 리스크 측정방식이 정교화됨에 따라 규제자본비율의 보험사 자본적정성에 대한 설명력이 제고된다"며 "자산부채관리 전략에 따라 보험사 순자산의 변동성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포괄적 자본관리능력의 상대적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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