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1.09 06:00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초읽기'…중국 승인으로 4개국 남아
진에어 주축 통합 LCC 출범…국내 1위 LCC '통합 LCC vs 제주항공'

대한항공의 보잉 787-9.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의 보잉 787-9.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정민서 인턴기자]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과 유가 및 환율 상승으로 난기류에 휩쓸렸던 국내 항공 산업이 올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출입국 규제가 완화되는 시기에 맞춰 업계 재편에 한창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올해 마무리 짓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통합을 추진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규모의 경제'로 맞서 발빠른 회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항공 빅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4개국 승인 남아

국내  항공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주요 14개국 승인을 얻어야만 이뤄질 수 있는데, 현재 10개국 승인을 받은 상태다. 심사가 남은 곳은 핵심 시장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 4개국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진행 상황. (자료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진행 상황. (자료제공=대한항공)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전반적 견해다. 영국은 대한항공의 추가 시정안을 수용하면서 사실상 승인 의사를 밝히고, 오는 3월 23일까지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15일 추가 검토 입장을 밝혔다.

EU와 일본 역시 심사 막바지 단계로 알려졌다. EU의 경우 유럽 외 국가의 기업결합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EU의 기업결합심사가 양사 간 합병에 가장 큰 난관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EU는 올해 초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을 이유로 불허했고, 결국 양사 간 합병은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일본의 경우 저비용항공사(LCC)의 한·일 노선 비중이 높아 독과점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합병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일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경우 자국 항공사가 위축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양사가 통합될 경우 세계 10위권의 거대 항공사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양사 통합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한 만큼, 양사가 하나로 합쳐지며 몸집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은 166대, 아시아나는 77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가 합쳐지면 총 243대로 대수 기준 세계 항공사 15위권 이내로 진입하게 된다.

통합 항공사는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신규 고용 창출 ▲외화 유입 증가 ▲수출기업의 물류 경쟁력 강화 등을 촉진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진에어 보잉 777-200ER (사진제공=진에어)
진에어 보잉 777-200ER (사진제공=진에어)

◆국내 LCC 판도 지각 변동…'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LCC 출범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이어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LCC 출범으로 인해 국내 LCC 판도 역시 지각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되면 국내에서는 1위, 아시아에서는 에어아시아에 이은 2위 LCC로 발돋움하게 된다.

현재 LCC 1위인 제주항공이 현재 보유한 항공기는 37대, 연 매출은 2019년 기준 1조3840억원 수준이다. 통합 LCC는 진에어 26대, 에어부산 22대, 에어서울 6대 등 총보유 항공기가 54대에 달한다. 연간 매출도 코로나19 완화 이후에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어부산을 제외하면 중복 노선이 많아 합병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규모의 경제와 통합 시너지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일본 여행 오픈런이 LCC 흑자 전환을 앞당길 전망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이 대다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 LCC는 일본 여행 재개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여름과 다르게 일본 효과가 더해져 LCC를 중심으로 실적 급등(어닝 서프라이즈)이 예상된다"며 "LCC에서 일본은 많게는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노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과도한 낙관은 금물'…글로벌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 세계 항공사들이 지난해까지 적자 규모를 줄이고 올해에는 47억 달러(약 6조2000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각국의 출입국 규제 완화되면서 본격적인 여객 수요 회복 및 항공사들의 운항 증편이 시장 활성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 '과도한 낙관은 금물'이란 말도 나온다. 각종 경제 지표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고, 항공 여객과 화물 수요가 경기둔화와 맞물려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2023년 흑자 전망은 국제 운송의 증가와 중국의 방역 규제 완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것"이라며 "일부 지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등 위험 변수가 생기면 글로벌 항공업계의 수익성은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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