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3.01.16 13:48

DL이앤씨 CCUS 기술도 주목…플랜트 수주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시달리던 건설업계가 중동 특수를 발판으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300억달러(약 37조2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받으며 해외 수주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지역 원전 수주 확대와 함께 수자원,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등 다양한 분야 진출에도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GS건설, UAE 해수담수화사업 '탄력'

UAE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 13건을 체결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정보기술(IT) 등 기업들의 협력 체결까지 포함하면 40여 건에 달하는 MOU가 이뤄졌다. 이 중에는 수자원 분야 협력도 있다.

UAE는 현재 ▲슈웨이핫4 ▲아부다비 아일랜드(이상 아부다비) ▲하샨 1단계(두바이) ▲함리야(샤즈자) 등 총 4개의 약 2조원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GS건설의 자회사인 수처리 기업 GS이니마는 UAE 슈웨이핫4 역삼투압(RO)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페인 악시오나와 프랑스 엔지가 입찰에 참여해 경쟁하고 있다. GS이니마는 프랑스 엔지와는 미르파2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서 최종 사업자 후보로 선정돼 다툰 경험이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UAE 아부다비 지역에 하루 최대 31만8225㎥ 규모의 처리 용량을 가진 담수화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발주처는 UAE 수전력청(EWEC)이며 올해 1분기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3분기 가동이 목표다.

중동 수처리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GS이니마는 2조4000억원 규모 오만 바르카 5단계 민자 해수담수화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무스카트에서 알 구브라 3단계 민자 해수담수화 사업에도 나선다.  

중동 시장 공략의 최선봉에 서있는 GS이니마에게 이번 윤석열 대통령과 UAE의 투자협력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이니마는 현재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슈웨이하트4 외에도 다른 UAE 해수담수화 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GS이니마는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 가운데 하나인 수처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를 구축한 업체로 20년 이상 장기간 민간·공공 부문에 담수를 판매하거나 용수를 공급하는 컨세션 중심의 안정적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GS건설의 대표적인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GS이니마가 수주한 오만 프로젝트 위치도. (사진제공=GS건설)
GS이니마가 수주한 오만 프로젝트 위치도. (사진제공=GS건설)

삼성물산, 바카라원전 이어 SMR 진출 노린다

삼성물산도 이번 협력으로 인해 혜택을 받게 된다.

이번 MOU 체결에는 원자력 협력 내용도 담겼다. 특히 지난 2009년 한국이 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확대를 골자로 한 '넷 제로 가속화 MOU'가 대표적이다.

재계에선 바라카 원전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과 악재 속에서도 약속한 기일과 예산 범위 내로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며 UAE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바라카 원전은 1400MW급 원전 4기를 짓는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건설 사업으로,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포함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이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건설을 시작해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완공이 목표다.

현재는 1, 2호기가 상업 운전 중으로, 아부다비 전력 수요의 60%, UAE 전체 전력 수요의 15%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까지 남은 3, 4호기가 상업 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물산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진출을 위해 뉴스케일파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원전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수소·암모니아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서부발전은 지난해 5월 '팀 코리아'를 구성해 UAE 민간 개발사인 페트롤린케미와 'UAE 키자드 그린 수소·암모니아 사업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추후 아부다비 키자드 산업단지에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게 된다.

아랍에미리트 바카라 원전 1호기. (사진제공=한국전력)
아랍에미리트 바카라 원전 1호기. (사진제공=한국전력)

DL이앤씨, CCUS 기반 에너지플랫폼 구축 기대 

국내 건설사의 CCUS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한-UAE 양국은 지속 가능한 청정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에서 '포괄적·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통해 CCUS등을 포함해 에너지 전반에 걸친 포괄적 협력 플랫폼을 구축키로 했다. 

CCUS 기술은 공장 등 시설에서 유해 물질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순간부터 운송, 저장 및 재활용까지 전 단계에 걸쳐 공기 중에 탄소가 배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DL이앤씨는 CCUS 사업 기반 친환경 신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연간 100만톤 규모의 CCUS 시설에 대한 기본 설계 경험을 통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이 CCUS 시설 플랜트 수주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0월 다국적 기업 GE가스파워와 CCUS 친환경 발전소 건설 관련 협약을 맺으며 아시아 지역 진출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건설사의 상황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해외 건설 수주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본다"며 "단, 과거 중동에서 과도한 수주 경쟁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손해도 입은 만큼 수익성에 입각해 신중하게 사업 검토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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