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2.04 00:01
(사진제공=KB국민은행)
(사진제공=KB국민은행)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신한은행에서 시작된 모바일·인터넷뱅킹 수수료 면제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 확산됐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 3일 수수료 면제를 결정하면서 5대 시중은행 모두가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건당 300~500원을 납부했던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내지 않게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이체 수수료를 오는 8일부터 전액 면제키로 했다. 이에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들이 '우리WON뱅킹'을 비롯한 우리은행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해 다른 은행으로 이체할 경우, 수수료가 전액 면제된다.

하나은행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 및 인터넷뱅킹에서 이뤄지는 타행 이체 수수료를 이르면 10일부터 전액 면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하나원큐 앱 이용 시 타행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왔는데, 이번에 인터넷뱅킹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앞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도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수수료를 면제한 바 있다. 물꼬는 신한은행이 텄다.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이체 수수료 면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고, 이틀 뒤인 지난 1월 1일부터 모바일과 인터넷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이후 KB국민은행이 지난달 19일부터 'KB스타뱅킹' 등 인터넷뱅킹 타행 이체와 자동이체 수수료를 모두 면제했고, NH농협은행도 오는 3월부터 'NH올원뱅크'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이체 수수료 면제는 전 은행권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들이 시중은행에 앞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해 왔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의 동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서다.

시중은행들이 은행의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이체 수수료 면제를 통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한 것은 고무적이자 칭찬할 만한 일이다. 가뜩이나 금리 상승에 편승해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공공성을 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은행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았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순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각종 수수료 인상을 통한 '누워서 떡 먹기'식의 영업 관행이 한몫했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젠 달라져야 한다. 수수료 수입과 함께 금리인상기에 막대한 수익, 그것도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둔 은행들이 수수료 수입을 고집할 명분이 없어져서다. 특히 금리인상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수수료 면제는 당연한 일이다. 은행들이 "금리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가계와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에 도움을 주기위해 모바일과 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게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확대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고객의 희생이 쌓여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지금이 적기다. 사회환원 차원에서 이익의 조금이라도 고객에게 돌려주는 게 도리이며, 이는 은행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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