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2.23 14:57

"경총 통합설 시기상조…각자 맡은 일 해야"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위기의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이끌게 된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자신의 정치 이력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의 통합설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 대학에서 34년을 봉직한 학자다. 지난번 윤석열 대통령 선거캠프에 합류하면서도 선출직, 임명직 공무원은 일체 하지 않겠다고 했다. 캠프에 있던 다른 인사들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전경련 측에서 저와 대통령의 관계를 보고 회장 직무대행을 부탁한 것이 아니다. 제가 가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은 소위 말하는 정경유착과의 고리를 끊는 것에서 시작한다. 세간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2018∼2019년에는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 몸담았으며,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쇄신에 나선 전경련이 직무대행이긴 하지만 정치인 출신을 수장으로 영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정부 인사를 내세워 과거 위상을 회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꾸준히 밀고 있는 경총과의 통합설에 대해선 "나름 논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일단 각기 서로 고유한 설립 배경이나 취지에 따라 각자 맞은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른 경제단체들과 달리 정부와 민간합동 협업이 부족해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전경련을 새롭게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를 쇄신하고 그다음에 정부와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여러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가령 정부가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는 기조를 밝혔는데, 전경련도 마찬가지다. 굳이 (민간 협업 등) 직접적 인과관계를 내세우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서로 협력하고 협조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연 글로벌 싱크탱크화'에 대해서는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한경연이 상당히 축소됐다. 이걸 크게 키워서 큰 연구원으로 만드는 것은 현재로서는 힘들다"며 "외부에 있는 학술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책안이나 정부, 시민사회, 기업들에 도움 되는 제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경련은 이날 김 직무대행 선임을 발표하며, 산하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을 글로벌 싱크탱크로 재탄생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6개월 임기에 대해선 "사실 쇄신에는 6개월이 아니라 2~3년도 부족하다. 6개월간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회장이 아닌 직무대행으로 온 것은 전경련의 주인은 여전히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기업인이 맡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김병준 직무대행의 취임을 발표했다. 김 직무대행은 향후 6개월간 전경련의 혁신을 이끌면서 향후 조직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전경련 쇄신 작업을 이끌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도 물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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