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2.23 11:30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취임…한경연 글로벌 싱크탱크 전환 등 발전안 발표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본격적인 쇄신에 나선다.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으로 추대하고, 산하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을 글로벌 싱크탱크로 재탄생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경련은 23일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김병준 직무대행의 취임을 발표했다. 김 직무대행은 향후 6개월간 전경련의 혁신을 이끌면서 향후 조직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전경련 쇄신 작업을 이끌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도 물색한다. 

김 직무대행은 노무현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인물이다.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달부터는 제11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김 직무대행 임명에 대해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회장 영입에 앞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경련을 진단하고, 조직의 변화를 끌어낼 구원투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끌어온 '최장수 회장' 허창수 회장이 이번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강력하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회장 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졌지만, 후보군들의 고사로 차기 회장 인선에 난항을 겪게 됐다. 결국 전경련은 회장 추대 이전 대대적 혁신과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하에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날 김 직무대행은 회장 직무대행 자리를 수락하며 "제 어깨가 참 무겁다. 전경련은 지금 너무나 많은 과제가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며 "전경련은 선배 기업인들이 쌓아 올린 위대한 유산이고 자산이다. 그 자산을 버리는 것은 나라에 큰 손실이다. 미력하지만 저라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경련 뉴웨이 구상 개념도.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 뉴웨이 구상 개념도.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아울러 이날 전경련은 '전경련 뉴 웨이 구상(전경련 발전안)'을 함께 발표했다. 지난 6일 1차 공개된 바와 같이 미래발전위원회(이하 미래위)가 검토해 총회에 보고한 것으로 ▲국민 소통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 등 세 개의 기둥으로 구성됐다. 

우선 국민 소통을 위한 첫 프로젝트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4월 중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중소기업 상생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경련에 대·중소상생위원회를 설립하고, 중소기업 경영자문사업 등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전경련은 또 접근성 높은 여의도에 경제인 명예의 전당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대표 단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상징성 있는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제인을 헌액한 명예의 전당 ▲경제 발전의 근간이 된 산업과 미래 산업지도를 그리고 있는 유니콘 기업을 조명하는 기획전 공간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온라인 홈페이지와 앱 형태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도 검토한다. 

미래 선도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전경련은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한경연을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보고서 발간 위주의 단순 연구기관이 아닌 지식네트워크의 허브로 재편하고 경제 교육, 인재 양성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콘셉트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경연 기관 명칭·성격·구성을 모두 뜯어고쳐 '작지만 넓고 빠르고 깊게' 국가·경제·산업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이 23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이 23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또한 전경련은 회장단 등 주요 그룹 회장들로 구성된 글로벌 이슈 협의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설립을 검토한다.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은 글로벌 이슈 발생 시 경제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 및 실행하고, 협력 파트너 국가와 이슈가 발생할 경우 전경련이 운영하고 있는 경제협력위원회(경협위)를 최적의 멤버로 구성해 대응하는 역할 등을 맡는다. 

이 밖에도 전경련은 실질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회장단이 전면에 나서는 위원회 중심 분권형 책임 경영과 윤리지침을 제정하고 전경련 사무국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경련은 과거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였으나, 지난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이 일제히 탈퇴하며 위상이 급락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