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3.03 11:19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지난 1월 신용카드 사용액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방역이 완화됨에 따라 여행 관련 소비가 늘어난 데다 거리두기 완화로 기업의 회식과 영업활동이 증가하면서 법인카드의 사용실적인 늘어난 탓이다. 카드 사용액 증가는 그 동안 굳게 닫혔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는 증거여서 실물경기에서도 온기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합친 전체 카드 승인액은 93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7%, 승인 건수는 20억7000만건으로 6.3% 늘어났다.

주목해야 할 점은 법인카드 승인액이 지난해 동월 대비 12.9% 늘어난 16조2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거리두기 완화로 영업활동이 활발해지고, 재택근무가 줄어들면서 기업의 회식 등이 증가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카드의 평균 승인액도 4만4954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2% 늘었고, 이 가운데 법인카드 평균 승인액은 13만7906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9%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여행 관련 업종에서의 사용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운수업의 카드 승인액이 전년 동월보다 94.1%나 증가한 1조3900억원에 달했다. 또 여행과 관련 있는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서비스업(3500억원)과 숙박·음식점업의 승인액(11조6100억원)도 각각 48.6%와 24.8% 늘었다. 이밖에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승인액도 96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1.5% 증가했다.

카드 사용액 증가와 함께 가맹점 수(310만1000개)가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한 점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가맹점 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서다.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경기회복을 알리는 청신호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카드 사용액 증가 하나 만으론 경기회복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코로나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경제위기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어 있는 상황에서 카드 사용액 증가했다는 소식은 소비가 되살아나는 기미를 알리는 징표여서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다만 내국인의 해외 카드사용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눈에 가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2년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신용·체크·직불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145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8.9% 늘었다. 이는 코로나로 막혔던 해외여행이 되살아난 탓이다. 실제 2021년 122만명에 그쳤던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655만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크게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서비스 수지의 악화를 초래한다는 점이 걱정이다. 가뜩이나 수출 줄어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하고, 내수부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수지 악화는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외국에서의 과소비풍조 만연과 이로 인한 사회위화감 조성도 문제다.

지금 우리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암울한 상황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내수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