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3.07 18:51

새노조 "CEO리스크 우려"…이달 주총서 국민연금과 표 대결 가능성

7일 KT의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진제공=KT)
7일 KT의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진제공=KT)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7일 KT 이사회가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 단수 후보로 확정했다.

통신과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융합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2.0'을 계승, 미래 먹거리 선점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면접에는 윤 후보자 외에도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임헌문 전 매스총괄(사장),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사장)이 참여했다. 이사회는 15분 프레젠테이션과 45분간의 질의응답을 거치며 후보자를 검증했다.

이사회는 윤경림 후보가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한데다 KT 그룹의 DX사업 가속화 및 AI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차기 CEO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표 후보자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 사장은 LG데이콤에서 경력을 시작해 하나로텔레콤을 거쳐 2006년 KT 신사업추진본부장(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KT 미디어본부장과 서비스개발 실장을 거쳐 CJ그룹 기획팀장(부사장)을 역임하다 2014년 황창규 전 회장 시절 KT 미래융합전략실장(전무)로 복귀해 CEO 직속 미래융합추진실장,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았다. 2019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을 역임하다 2022년에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으로 복귀했다.

윤 대표 후보자는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사회가 3개월의 장고 끝에 구현모 대표 리스크의 연장을 선택했다"며 윤경림 사장의 CEO 후보선정에 대해 "CEO 리스크가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T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사회의 선택은 구현모 체제의 연장"이라며 "미국 SEC의 과징금 부과, 검찰 수사 등에도 구현모 체제에 대한 혁신을 거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은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여당 간사가 "구현모 현 KT 대표가 윤경림 KT 그룹트렌스포메이션부문장을 자신의 아바타로 출마시키고,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을 2순위로 넣으라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윤 사장을 정면으로 공격했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KT  새노조는 이어 "이사회의 대책없는 무책임함을 절감했다"며 "(이사회와 CEO가) '이익 카르텔'이라는 일각의 비난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고 꼬집었다.

KT는 이번 달 30~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윤 후보자에 대한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여기서 KT의 제1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8.53%)과의 표 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여당에 이어 대통령실도 KT 차기 대표 인선에 관해 언급하며 윤 사장은 주총을 통과하더라도 정치권과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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