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3.15 15:14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서 관람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부스에서 제품을관람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K-배터리'를 대표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3사가 국내 최대 규모 이차전지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2023'에서 각양각색의 기술력을 뽐냈다.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전시장은 많은 인파로 열기는 대단했다. 입장 전부터 관람객들이 밀어닥치자 코엑스 직원들이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올해 행사는 477개사가 참여했으며, 지난해(677개)보다 723개 늘어난 총 1400개 부스 규모의 전시관이 마련됐다. 매년 커지는 행사 규모와 함께 K-배터리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날 배터리 3사는 나란히 전시관을 마련하고, 각 부스에 자사 배터리가 탑재된 완성차와 미래 기술력, 안정성, 품질 등 경쟁력을 뽐냈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전시된 루시드 모터스의 프리미엄 세단 '루시드 에어'를 시승하고 있다. 루시드 에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사진=고지혜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혁신 배터리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 삶을 제시하는 글로벌 리더'를 주제로 전기차,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LFP배터리 셀 등을 전시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2위 위상에 걸맞게 차세대 배터리 및 소재·공정 혁신 기술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혔다.

전시 공간 중앙에는 포드 '머스탱 마하-E'와 루시드모터스의 프리미엄 세단 '루시드 에어'가 자리 잡았다. 

루시드 에어는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첫 공개됐으며,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112kWh의 배터리가 장착돼 한 번의 충전으로 830㎞까지 주행 가능하다. 관람객들은 차량 시승을 위해 대기 줄까지 서는 등 마치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KOOROO가 개발한 배터리구독서비스 플랫폼 'BSS'. (사진=고지혜 기자)

또한 지난해 10월 LG에너지솔루션 사내기업으로 출범한 KOOROO의 BSS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BSS는 전기이륜차용 배터리팩을 충전이 아닌 교환 방식인 배터리구독서비스 플랫폼이다. 전기이륜차 충전이 필요할 때 기다림 없이 교체 만으로 100% 충전할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교체 방법도 간단했다. 스마트폰 공용 충전기처럼 교체할 배터리팩을 끼워 넣기만 하면 됐다. 배터리팩의 무게도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솔루션이 배달기사들에게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GS25에 상용화할 것이고, 향후 배달의민족 B마트에서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GM '허머' 등에 공급되는 파우치형 롱셀 등 다양한 셀과 모듈, 휴대전화화용 소형 배터리,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프리폼배터리, VR고글에 사용되는 커브드 배터리를 함께 전시했다.

SK온 부스에 전시된 S-PACK 모형. (사진=고지혜 기자)

SK온은 지난해 전시장 주제였던 '파워 온'에 이어 확장·발전한다는 의미의 '무브 온'이라는 주제로 전시장을 마련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것은 'S-PACK' 모형이었다. S-PACK은 셀-모듈-팩으로 거치는 기존 단계에서 모듈을 최소화해 셀을 곧바로 팩에 연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모듈이 들어갈 공간에 셀을 더 장착해 배터리의 주행거리는 늘리고 제조 비용이 적게 든다. 또한 화재에도 배터리 팩 전체로 열이 번지지 않도록 하는 독자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 

SK온은 목표 시점을 1년 앞당겨 개발한 '코발트 프리 배터리'도 선보였다. 삼원계 배터리는 코발트가 없으면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수명이 짧아지는 기존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했다. 또 고유의 하이니켈 기술로 코발트 프리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문제를 개선해 주행거리도 확보했다.

SK온 관계자는 "삼원계 배터리 소재 중 가장 비싼 코발트 대신 니켈이나 망간을 사용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도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볼보트럭 FM 일렉트릭 후면. FM 일렉트릭은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 개가 탑재돼있다. (사진=고지혜 기자)

삼성SDI 전시장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전시회 입구 앞에 BMW '뉴 i7',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BMW '뉴 i7'은 BMW 최초의 순수전기 플래그십 세단으로, 삼성SDI의 P5 배터리(각형)가 탑재된다.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은 한국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첫 대형 전기트럭이다.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 개가 탑재돼있다.

한 관람객은 "트럭 전기차는 처음 본다"며 "픽업트럭 등 엔진 출력이 높은 차들도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배터리 기업에 기회가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금색 전고체 배터리 모형. (사진=고지혜 기자)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금색 전고체 배터리 모형. (사진=고지혜 기자)

금색으로 칠해진 '전고체 배터리' 모형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온도 변화로 인해 배터리의 팽창, 누액 등의 위험성이 있는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의 전해질로 구성된 배터리다. 전해질이 고체일 경우,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안정적이며,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 용량을 늘릴 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배터리 3사 모두 전고체배터리를 전시했지만, 삼성SDI는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이라는 독자 기술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국내 유일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의 완공도 앞두고 있다"며 "파일럿 라인을 통해 올해 하반기 시제품 샘플 제작을 시작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코엑스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인터배터리 2023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서울 코엑스 A, B, D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 주제는 '모든 것과 연결된 배터리'로, 원재료, 부품, 장비 및 자동화, 애플리케이션, 재활용·재사용 등에 관한 신제품과 신기술을 전시한다. 

해당 행사와 동시 개최되는 '더 배터리 컨퍼런스' 행사는 이날부터 16일까지 배터리 전 주기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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