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3.03.31 15:23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31일 이른 아침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은행연합회장, 5대 금융지주 회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이목을 끈 점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위치다.

통상 은행권은 한자리에 모일 때 연공서열 순으로 위치한다. 금융지주 규모나 실적에 관계없이 연장자를 우대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임종룡 회장이 모임의 중심에 위치했다. 나이 상으론 7명 중 5번째 해당하지만 이복현 금감원장 바로 옆에 섰다.

신임 회장에 대한 예우로 생각될 수 있지만 경력을 감안하면 모임자 중 가장 선임이다. 임종룡 회장은 행정고시 24회다. 금융위원장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재임했다.

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한 살 연상이지만 행정고시는 25회로 1년 늦다. 

나이상 서열 2위인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임 회장 앞에선 명함을 내밀기 머쓱하다. 김광수 회장은 1957년생으로 나이는 임 회장보다 두 살 많다. 하지만 행시는 27회다.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임종룡 회장이 2013년 먼저 자리했다. 김광수 회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맡아 사실상 임 회장의 후임이다.

동갑내기인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행시 26회로 늦은 편이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 서울대 라인이 든든한 뒷배다. 김주현 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사실 임종룡 회장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는 우리금융 회장으로 복귀한 것보다 현 정부와의 관계 때문이다.

임 회장은 2022년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후 다시 한번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 내정됐지만 본인이 극구 사양한 만큼 정부의 구애가 끊이질 않았다.

공직 대신 선택한 우리금융에선 현재 은행장 선임 절차를 거치고 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사회 내에서 뚝딱 내정했던 인사 문화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평가를 거쳐 은행장을 뽑겠단 의도가 은행권에선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임종룡 회장이 진두지휘할 비은행 강화도 관심거리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 회장 시절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한 저력이 있다. 이와 같은 성과 때문에 타 금융지주도 경계 대상 1호로 우리금융을 지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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