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4.21 12:12
태재대학교 메인 거점이 될 한샘디자인센터 전경 (사진=태재학원 홈페이지 캡쳐)
태재대학교 메인 거점이 될 한샘디자인센터 전경 (사진=태재학원 홈페이지 캡쳐)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세계적인 혁신 대학으로 꼽히는 '미네르바 스쿨'의 교육 모델을 국내에 처음 적용하는 대학이 오는 9월 정식으로 문을 연다. 이 대학은 설립준비 단계부터 '한국판 미네르바대학교'로 불리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이어서 정식 개교 이후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21일 교육부로부터 2023학년도 개교 예정 학교로 최종 인가를 받은 '태재대학교'다.

태재대는 조창걸 한샘 창업주가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하는 사이버대학으로, 미국 미네르바 스쿨의 교육 방식을 본떠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태재대 설립준비위원회는 2021년 10월 4년제 사이버대학 설립 심사를 교육부에 신청해 지난해 1월 설립계획을 승인받아 학교법인을 설립했다.

태재대가 벤치마킹한 모델은 2012년 벤처 기업가 벤 넬슨이 세운 미네르바 스쿨이다. 미네르바 스쿨은 매년 200명 정도를 뽑아 강의실과 캠퍼스가 따로 없이 학생들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세계 주요 도시에 머물며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학생들이 각국 기업이나 비영리단체들과 협업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업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런 독특한 방식의 수업으로 미네르바 스쿨은 역사는 짧지만, 졸업생들이 세계적인 기업에 입사하거나 창업에 성공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문을 여는 태재대도 '소수정예' 운영 원칙에 따라 매년 100명을 뽑아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신입생들은 ▲혁신기초학부 ▲인문사회학부 ▲자연과학부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 ▲비즈니스혁신학부 등 5개 학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관련된 7개 과목을 들으면 전공으로 인정받는다. 1학년은 6개의 핵심 역량을 키우는 교양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며, 4년간 제2외국어 2개와 컴퓨터 언어를 익혀야 하는 것도 기본이다. 졸업이수 학점은 총 30개 과목, 120학점이다.

수업은 모두 영어로 이뤄진다. 1학년~2학년 1학기까지는 서울에 있는 태재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부 전공과목 및 제2외국어를 포함한 언어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후 4학년 1학기까지 전 세계로 흩어져 해당 국가 기숙사에서 머물며 프로젝트 수업을 하게 된다. 4학년 2학기에 다시 서울 기숙사로 돌아와 그동안 실행한 프로젝트를 정리해 발표를 하면 졸업을 하게 된다.

신입생 선발은 1차 서류전형(학업계획서,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을 통해 5배수를 선발하고, 이후 3차에 걸쳐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영어 능력 등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학업성적은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학업잠재능력과 인·적성, 리더로서의 도전정신과 비전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학비는 연간 1000만원 안팎, 해외 기숙사비와 생활비는 학기당 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다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국가장학금 하위 5분위까지 차등으로 등록금 전액과 기숙사비, 해외 생활비를 장학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태재대의 계획을 보면 기존 국내 대학에서 볼 수 없는, 그야말로 혁신 그 자체다. 앞으로 신입생 선발부터 교육까지 모든 과정이 혁신적으로 이뤄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리더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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