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4.25 00:01
지난해 진행한 '왕릉천행' 행사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지난해 진행한 '왕릉천행' 행사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과 역사적 명소를 직접 둘러보며 조선의 왕과 왕비, 왕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탐방여행 프로그램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5월 13일부터 11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왕릉천행(王陵千行)'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말 그대로 '조선 왕릉을 여행하는 1000가지 방법'을 주제로 조선왕조가 남긴 특별한 공간, 왕릉과 궁궐, 숲길을 따라가며 여행하는 체험형 답사 프로그램이다. 전문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조선이 후손에게 남긴 소중한 공간에 얽힌 역사와 지식을 알 수 있으며, 숲에서 소리명상이나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함께 어우러진 다양한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올해 행사는 ▲왕비의 길 ▲숙종의 길 ▲단종의 길 ▲세종의 길 ▲황제의 길 ▲제향의 길 등 총 6가지 주제로 나눠 22차례(상반기 7회·하반기 15회)에 걸쳐 운영된다.

먼저 5월 13일 시작되는 '왕비의 길'은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와 함께 조선의 정궁이자 법궁인 경복궁, 11대 왕인 중종의 세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 윤씨의 무덤이 있는 서울 태릉, 비운의 왕 단종을 그리워하며 한 많은 세월을 보낸 왕비 정순왕후 송씨가 묻혀 있는 남양주 사릉 등을 둘러보며 조선 왕비들의 삶을 돌아볼 예정이다.

5월 15일 조선 왕실의 사랑을 주제로 진행하는 '숙종의 길'은 서울 칠궁, 고양 서오릉, 파주 소령원을 방문한다. 칠궁은 왕을 낳은 친모이지만 정식으로 왕비에 오르지 못한 육상궁, 저경궁, 대빈궁, 연호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 등 7명의 신위를 모셔 제사 지내는 곳이고, 서오릉은 8대 예종과 두 번째 왕비 안순왕후 한씨, 9대 성종의 아버지로 사후 왕으로 추존된 덕종과 소혜왕후 한씨, 19대 숙종과 두 번째 왕비 인현왕후 민씨, 세 번째 왕비 인원왕후 김씨 등의 묻힌 곳이다. 소령원에는 숙종의 후궁이자 영조를 낳은 숙빈 최씨의 무덤이 있다.

5월 20일 진행하는 '단종의 길'은 강원도 영월 장릉과 청령포, 관풍헌을 방문한다. 장릉은 삼촌 수양대군에 의해 왕위에서 물러난 비운의 왕 단종의 묘이고, 청령포는 단종이 유배된 곳이며, 관풍헌은 사약을 받은 곳이다.

5월 22일과 6월 5일 열리는 '세종의 길'은 3대 태종과 왕비인 원경왕후 민씨, 23대 순조와 순원황후 김씨가 잠들어 있는 서울 헌인릉과 4대 세종과 왕비인 소헌왕후 심씨의 무덤이 있는 여주 영녕릉을 방문해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평가받고 있는 세종의 흔적을 돌아본다.

5월 26일 여는 '황제의 길'은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과 대한제국 1대 고종태황제와 명성태황후 민씨, 대한제국 2대 순조효황제와 황후 순명효황후 민씨 등의 무덤이 있는 남양주 홍유릉을 방문해 대한제국의 짧았던 역사를 되돌아본다.

5월 27일 열리는 '제향의 길'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혼을 모신 사당인 종묘와 조선을 건국한 1대 태조, 5대 문종, 14대 선조, 18대 현종과 명성왕후 김씨 등이 묻혀 있는 구리 동구릉을 방문해 조선시대의 제사의식을 체험하게 된다.

행사 참여는 만 7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참가 예약은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되며, 상반기 참가 신청은 오늘(25일)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 사이트를 통해 받는다. 프로그램별로 회당 최대 20명 또는 40명까지 선착순(1인당 최대 4인)으로 마감한다. 다만 만 65세 이상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로도 예약할 수 있다.

조선이 남긴 특별한 공간, 왕릉·궁궐·숲길 따라 여행하는 이런 행사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물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런 행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게 아쉽다. 참여인원은 물론 행사횟수도 대폭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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