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5.01 00:01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정과 관련된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는 달이기도 하다. 신록이 우거지고 만물의 활력이 넘치는 연중 가장 좋은 계절인 5월에 이런 기념일들이 집중돼 있는 것은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청소년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부모와 스승의 은혜를 되새김으로써 존경의 마음을 갖기 위함이다. 이들 통해 가족과 가정의 존재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기도 한다.

사람에게 가족·가정이라는 말처럼 애틋한 단어는 없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새끼를 보호하고 양육하려는 어미의 본능적 행위가 발견되지만, 인간만큼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존재는 없어서다.

그렇다고 가족이 다 좋은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면도 있는 이중성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면은 가족과 관련해 일상에서 발견되는 사랑, 조화, 희생, 헌신, 양보 등을 통해 가족의 행복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특히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반해 시기, 경쟁, 갈등, 압박, 암투, 폭력 등을 통한 가장 비극적인 일들이 인간의 가정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인간처럼 가족 때문에 행복하고 또 가족 때문에 불행한 존재도 없는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행복해야 할 가정이 최근 들어 황폐해지고 믿음과 사랑의 기반이 무너져 내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 주위에서는 가족윤리가 무너져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추행 등 가정파괴 요소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2.5쌍 중 1쌍이 1년간 배우자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신체적 폭력과 정서적 폭력 등 아동학대 발생률도 70% 가까이 된다. 특히 아동폭력의 경우 대부분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노인학대도 간과할 수 없다. 패륜 범죄인 노인학대는 거의 대부분이 가족에 의해,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가족 중에서도 아들이 40%를 넘고 이어 딸과 며느리 순이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자녀에게 학대당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좌절감과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잘못된 병리현상을 서둘러 바로 잡지 않으면 가정 해체가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사회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기초적인 단위인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와 국가의 존속도 흔들릴 수 있다. 함께 사는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는 존재인 가정을 되살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정을 살리려면 사회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각종 병리현상들을 사전에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강구하고, 기업은 가족친화 경영을 통해 직장인들이 회사와 가정생활을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교단체나 사회단체 등도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계몽과 교육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건강한 가정 없이는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한다. 가정의 달이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이나 장난감을 선물하고, 부모에게 알량한 용돈과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건강한 가정을 되살리는 자성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정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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