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5.12 08:00

뚜렷한 성격 차 보인 1.6 터보와 N라인 2.5 터보…소비자 선택 폭 넓혀

쏘나타 디 엣지의 전면부. (사진=정은지 기자)
쏘나타 디 엣지의 전면부.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디 엣지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에 독보적 상품성을 더한 모델입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8세대 '쏘나타 디 엣지'를 이같이 설명하며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의 명실상부 베스트셀링카로 자리매김해 온 쏘나타. 38년간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혁신을 거듭하며 새로 단장한 신형 쏘나타에 기자가 직접 올랐다.

시승 모델은 '쏘나타 디 엣지 가솔린 1.6 터보 인스퍼레이션 트림'과 '고성능 N 라인 2.5 터보' 두 가지다.

시승 행사장에서 쏘나타 디 엣지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차량 한 대가 출발하고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시승 행사장에서 쏘나타 디 엣지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차량 한 대가 출발하고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행사장에는 일자 눈이 인상적인 신형 쏘나타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현대차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수평형 LED 램프 아래에는 6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무게감 있게 자리 잡았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보닛 라인에서는 '아이오닉 5'와 '신형 그랜저' 모습도 언뜻 보였다.

특히 리어라이트에는 아이오닉 5의 픽셀 라이트가 연상되는 직사각형 램프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그 위로는 알파벳 'H' 모양의 수평형 'H 라이트'를 배치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쏘나타 디 엣지 실내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쏘나타 디 엣지 실내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운전석 도어를 열자 탁 트인 대시보드와 광활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트와 대시보드에 적용된 카멜 색상의 나파가죽과 나무 패턴의 가니쉬(장식)는 실내 공간을 한층 고급스럽게 연출했다. 기어 노브는 스티어링휠에 전자식으로 배치함으로써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모습이다.

"머리가 닿는데요? 무릎 공간도 주먹 하나만 들어갑니다."

함께 시승에 나선 기자가 2열에 앉으면서 말했다. 그의 키는 178㎝다. 직접 앉아보니 무릎 공간에는 주먹 두 개가, 헤드룸에는 손가락 세 개가 들어가는 정도여서 다소 넉넉하지 않았다. 2열의 공간 확보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쏘나타 디 엣지의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쏘나타 디 엣지의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주행 느낌은 어떨까. 시승은 경기도 하남시 조정경기장 근처에서 출발해 가평군 청평면의 한 카페를 거점으로 약 100㎞를 주행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거점 카페까지는 가솔린 1.6 터보 트림을, 돌아올 땐 고성능 N 라인 모델을 주행했다.

편안하고 실용적인 면모를 강조한 가솔린 1.6 터보 트림은 스티어링휠의 핸들링이나 액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감이 가벼운 편이다. 두께가 가는 편인 스티어링휠은 크기도 작은 편이어서 빠르고 경쾌한 조작이 가능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가볍게 속도를 높이며 내달리기 시작했다. 가볍던 스티어링휠은 묵직하게 변했지만,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져 아쉬웠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는 탄탄하다기보다는 딱딱하면서도 투박하다는 느낌의 진동이 전달됐다.

반면 고속 주행 시 노면 소음 및 풍절음의 유입은 적은 편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어 실링 성능을 강화해 흡출음을 줄였고, 몰딩의 밀착성을 높여 소음 및 풍절음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면부 및 1열 도어에는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해 소음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주간, 야간 모드 변환은 다소 느린 편이다. (사진=정은지 기자)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주간, 야간 모드 변환은 다소 느린 편이다. (사진=정은지 기자)

"확실히 이전에 비해 더 젠틀하고, 고급스러워졌네요."

도착한 거점 카페, 시승 행사 참여 기자들과 차량 앞에 모여 다양한 평가를 나눴다. 한 기자는 "다소 가벼운 느낌은 있지만,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차량은 아니다 보니 사용성 측면에서 대중을 고려한 세팅 같다"고 말했다. 

외형에 대해선 "더욱 젊어지고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쏘나타에 아이오닉 5가 섞여 들어간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사소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주·야간 모드의 변환이 더뎠다는 점이다. 낮에 터널 진입 시 화면이 야간 모드로 빠르게 변경돼야 하는데, 예상과 달리 10초 이상 주간 모드가 이어졌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N 라인 2.5 터보 모델 전용 시트. (사진=정은지 기자)
N 라인 2.5 터보 모델 전용 시트. (사진=정은지 기자)

차량을 바꿔 N 라인 2.5 터보 모델에 올랐다. N 라인은 고성능 모델로, '듀얼 트윈팁 머플러'부터 '모노 튜브 쇽업소버'까지 곳곳에 강력한 주행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속도를 많이 높이지 않았음에도 이미 넘치는 에너지가 전달됐다. 고속으로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운전자에게 전해졌다. 액셀러레이터를 지그시 밟자 뻥 뚫린 도로를 순식간에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제법 날카로운 진입각은 스티어링휠 조작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포인트로 작용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느낌의 브레이크로 인해 주행의 안정감이 배가됐다. 

방지턱을 넘을 때는 탄탄하면서도 팽팽한 느낌이 전달됐다. 쏘나타 N 라인에는 모노튜브 리어 쇽업소버가 기본으로 적용됐으며, 스포티한 튜닝을 통해 강력한 주행 감성도 느낄 수 있다.

N 라인 2.5 터보 시승 참가자들은 "정말 재미있게 잘 만든 차량", "(일반 모델과) 400만원 차이라면 N 라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 같다", "낮은 트림의 N 라인이라면 성능과 가격 모두 경쟁력이 높을 것 같다" 등의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놨다.

쏘나타 디 엣지의 옆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쏘나타 디 엣지의 옆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전동화의 흐름에 따라, 지난해부터 쏘나타는 단종설에 휩싸인 바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월 서울모빌리티쇼 행사장에서 "(쏘나타의 단종은) 전동화의 큰 흐름에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지만, 짙은 고민이 배어 나오는 답변이었다.

쏘나타는 전기차에 이름을 넘겨주거나 단종되는 것, 혹은 9세대 모델로 이어지는 것. 세 갈래의 기로에 섰다.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결정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많은 부분을 일신한 쏘나타 디 엣지의 판매 성과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N 라인의 경쟁력은 전에 볼 수 없었던 '쏘나타의 재발견'이다. 아반떼와 그랜저 사이에서 위축됐던 쏘나타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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