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5.15 15:00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1만9000대…점유율 전년比 1.5%p↓
인도 전기차 내수 시장 눈독…동반성장 전략 펼쳐

인도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소형 해치백 모델인 'i20'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인도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소형 해치백 모델인 'i20'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1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10대 전기차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량이 줄어든 것.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현지 판매량 감소로 풀이된다. 

15일 에너지 시장조사 전문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11만9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만2000대)보다 2.2%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점유율 또한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4.4%를 기록하며 7위에 머물렀다. 

2023년 1분기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자료제공=SNE리서치)
2023년 1분기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자료제공=SNE리서치)

같은 기간 중국 비야디(BYD)는 56만6000대를 판매, 전년 대비 97.0% 성장세를 보이며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위로 밀려난 테슬라는 36.4% 성장한 42만3000대를 판매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13.1%, 폭스바겐그룹은 17.4% 성장률을 보이며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데에는 미국이 시행한 IRA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IRA는 미국 내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 5와 EV6 판매량은 IRA발효 이후 20~50% 감소했다. 두 차종 모두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판매량에 타격을 입고 있다"며 "게다가 테슬라가 10% 이상 가격을 내리면서 모델3가 아이오닉 5보다 저렴해졌다. 이런 부분들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판매량이 주춤한 사이 새로운 활로 개척에 눈돌린 현대차그룹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의 베팅에 나섰다. 향후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때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이 공들이고 있는 시장은 인도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로 급부상한 자동차 시장으로, 현재 인도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비율은 1%도 안 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이 비율을 30%로 높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인도의 전기차 전환 목표에 발맞춰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초석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정부와 현지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10년간 현대차가 인도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3조2400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연간 전기차 배터리팩 17만8000개를 조립할 수 있는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등 현지 주요 거점 100곳에 전기차 충전소도 건설한다. 

공장 설비를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변경하는 등 시설 현대화 작업도 추진한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전기차 6종을 선보이며 인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현대차는 인도에 진출한 후 처음으로 현지 외국 자동차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한 바 있다. 현대차가 현지에서 외국 기업의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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