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5.23 11:07
제2호 태풍 '마와르'의 진로도. (사진제공=기상청)
제2호 태풍 '마와르'의 진로도. (사진제공=기상청)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매우 강'으로 분류된 제2호 태풍 '마와르(MAWAR)'가 한국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지만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신호탄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태풍의 강도가 지난해 경북 지역에 큰 피해를 준 '힌남노'에 버금갈 것으로 보여 한반도 상륙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어로 '장미'를 의미하는 태풍 마와르는 지난 20일 괌 남동쪽 약 89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은 23~24일 괌을 지나 일본 오키나와를 향하면서 강도가 '중'에서 '강'으로 올라서고, 25일 오후 3시쯤 괌 북서쪽 560㎞ 부근 해상인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에 자리 잡으면서 '매우 강'으로 강도가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7일 팔라우 북쪽 약 960km 해상을 지나면서 '초강력'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이대로 북서쪽으로 나아간다면 필리핀과 중국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태풍 진로가 유동적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기상청의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강도는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초강력(중심기압 920hPa 이하·최대풍속 65㎧ 이상)-매우 강(920~950hPa·50~65㎧)-강(950~980hPa·30~50㎧)-중980hPa 이상·17~30㎧)' 등 4단계로 분류한다.

이번 태풍의 강도는 중심기압 925hPa, 최대풍속 초속 44m(시속 158㎞)~54m(시속 194㎞)로 '매우 강'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8월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했을 당시의 강도와 비슷하고, 간판이나 지붕,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가는 것은 기본이고 건물이 붕괴되는 수준의 강도다.

만약 이번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다면 힌남노에 버금가는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해 힌남노로 인한 사망자 및 실종자는 132명, 부상자는 366명, 이재민은 1만975명이 발생했다. 재산피해도 4조원이 넘었다. 태풍의 이동 경로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태풍은 위력 그 차제도 두렵지만 본격적인 우기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걱정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오는 7월과 8월에는 맑은 날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비 오는 날이 계속 될 것이라는 장기예보가 나왔기 때문에 각종 안전사고 및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의 힘으로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다. 재해를 줄일 수는 있어도 없앨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철저하게 사전 대비를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재해에 대한 대비는 과하면 과할수록 좋다. 태풍에 대한 대응과 함께 상습 침수 주거지와 붕괴 위험 지역 등에 세밀한 사전 점검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수해 때 반지하주택 거주자들이 참변을 당했는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심의 경우에는 도로 맨홀에는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지하차도에 대한 점검도 반드시 해야 한다. ​농가들의 피해가 크지 않게 농작물과 농업시설물에 대한 안전조치도 서둘러야 한다. 차제에 각종 재난관리 체계를 재설계할 필요도 있다.

기상이변이 이변이 아니라 일상이 된 지금, 재난에 대처하는 준비가 부족하다면 피해는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그래선 안 된다. 이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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